유망 기술 미리보기 (4) 건설 3D 프린팅

◇주기범 건설기술연구원 건설 3D 프린팅 연구단장

집을 짓고 있는데 현장에 건설근로자가 보이지 않는다. 크레인 장비가 끊임없이 움직이더니 며칠 만에 집이 완성된다.

‘3D 프린팅 기술’ 발전으로 10년 내에 이처럼 소형 건축물을 기계가 직접 짓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2021년이면 3D 프린팅 기술로 지은 실사용 건축물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3D 프린팅 기술은 최근 다양한 산업에서 쓰이고 있는데, 건설현장에도 이를 접목시키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인력부족을 걱정하는 현장에서 적은 인원으로 인건비와 공사기간을 동시에 줄일 수 있는 혁신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6년부터 관련 기술을 적극 개발 중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주기범 선임연구위원은 ‘건설 3D 프린팅 연구단’을 이끌며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각종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연구단은 크게 △3D 프린팅 구조설계 △3D 프린팅용 건설복합재료 △건축물 3D 프린팅 장비 등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100㎡ 면적을 가진 소형건축물의 골조공사기간을 60% 줄일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하고, 압축강도 60Mpa을 충족하는 콘크리트 재료를 개발해 테스트베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3D 프린팅 기술은 기본적으로 ‘적층 방식’을 활용한다. 구조물의 하단부터 상단까지 한층 한층 콘크리트층을 쌓아올리는 방식인데 크레인 장비가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층을 쌓는다.

연구단은 현재 ‘가로 10m×세로 10m×높이 3m’ 규모의 수직골조를 안전하게 건축할 수 있는 기술과 ‘3m×3m×3m’의 비정형 부재를 제작할 수 있는 각종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비정형 거푸집을 활용하면 ‘살아보고 싶은 이쁜 집’을 만들 수 있다.

주기범 단장은 “올해 10월경 연구성과가 나오면 면적 100㎡, 높이 3m의 건물을 48시간 만에 지을 수 있는 기술 수준을 확보하게 된다”며 기대했다. 크레인이 멈추지 않고 계속 작동한다는 가정 하에 나온 수치로, 골조공사 공기를 효과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3D 프린팅 장비가 건축구조물을 시험출력하는 모습

3D 프린팅 기술로 지은 건축물은 2021년이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주기범 단장은 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부산 에코델타시티 내 공원 관리사무실 또는 화장실을 지어 일반인에게 공개하기로 했으며, 세부 계획을 논의하고 있는 중이다.

주 단장은 기술이 단시간에 상용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부족한 점이 있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실제 주택에 들어가는 설비들을 위한 공간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지진에는 어떻게 견딜 수 있는지, 내·외장재는 어떻게 붙일 것인지 등 실제로 사람이 살기 위한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 단층건물에 한해 기술개발이 되고 있지만 고층빌딩을 만들 수 있는 기술에 대한 고민도 해봐야 한다.

주 단장은 “공장제작 후 건축하는 방식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장비로 시공하는 기술은 연구단이 선도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가 2025년까지 건설 3D 프린팅분야 세계 최고 국가가 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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