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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칼럼>부동산시장의 복병 ‘중국자본 퇴각’
  • 배성재 한국일보 기자
  • 승인 2019.04.0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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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었던 지난달 31일. 여느 때면 주중 피곤에 절은 몸에 휴식을 선물하기 위해 낮잠을 청하는 시간이었다. 볼 만한 프로그램이 있나 TV 채널을 돌리던 중, 한 채널의 프로그램 제목이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았다. KBS1의 ‘차이나쇼크 빈집 6500만 채의 비밀’ 재방송이었다.

시청을 시작했던 부분은 베이징·상하이 같은 수도급 대도시가 아닌 중국의 2·3선 도시의 부동산 거래 침체 양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철석 같이 믿는 중국인들의 대조된 모습이었다. 곧이어 카메라는 차이나머니로 부동산 가격이 한껏 올랐던 캐나다 밴쿠버의 모습을 비춘다. 중국인들의 수요를 기대하고 지은 집들은 기대와 달리 거의 팔리지 않았다. 2016년 연말 중국 당국이 외환보유고 감소를 막기 위해 자본통제를 실시하면서 차이나머니가 더 이상 유입되지 않자 빈 집이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의회는 집 앞에 쌓인 눈을 치우지 않는 외국인 세대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까지 통과시켰다. 밴쿠버 집값은 2015년부터 1년간 최고 30%까지 올랐다. 카메라는 미국으로 간다. 당국의 자본통제 전 뉴욕의 상징적인 건물을 쓸어 주워 담던 차이나머니는 자본통제 후 15~30% 손해를 보며 건물을 시장에 내놓는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과 일본 부동산 흥망이 동시에 떠올랐다. 우선 국내 부동산 시장. 지난 10여년간 제주도 부동산은 어느 누구도 예상 못했지만 가격이 급등했다. 제주 부동산 가치를 밀어 올린 주요 세력이 중국인이라는 건 누구도 다 아는 사실이다. 최근 5년간 급등한 서울 시장. 박근혜 정부 때 기준금리를 내리고 노골적으로 집을 사라고 부추겼다. 내부 변수에 의해 집값이 오른 건 주지의 사실이다.

여기에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게 중국 자본의 유입이다. 정확하게 통계가 잡힌 건 없지만 제주도 부동산시장에서 재미를 본 중국인들이 서울로 북진했다는 건 정설이다. 한국인보다 부동산을 더 선호하는 중국인이다. 게다가 1980년대 초 경제개발을 시작한 이래 30여년간 부동산 가격 하락을 경험하지 못했다. 당연히 그들의 눈에 그렇게 비싸지 않다고 여겨진 서울의 매물들을 마구 사들였다. 차이나머니 매수세에 편승해 국내 자금들도 추격 매수한 흐름이 정황상 유추된다.

일본도 그랬다. 30~40년 사이의 주기다. 일본은 한국전쟁을 기화로 경제 재건의 기틀을 닦은 후 본격적으로 경제 개발에 매진했다. 그 결과 세계 일류급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1985년 플라자 합의에 따른 엔고 등의 영향으로 1990년대 초반 부동산 거품이 붕괴됐다.

비공식적으로 인구 10억명이 넘고 경제 개발의 잠재력이 여전히 높은 중국을 고령화 국가인 일본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 하지만 경제개발 30년이 넘은 중국의 경제개발 속도가 중속으로 떨어지면서 중국 국민경제의 소비력이 절정에서 하락기로 접어든 건 엄연하고, 그건 부동산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추론된다.

부동산시장의 큰 손이었던 중국인들의 퇴각은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에 상당한 하방 압력 요인이다. 수출 감소와 내수 침체, 과도한 가계 부채 등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풀어가야 할 문제가 겹겹이 쌓여 있다. 부동산 시장의 최대 난국을 당국이 슬기롭게 풀어낼 수 있을지 결과가 자못 궁금하다.

배성재 한국일보 기자  zyi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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