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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피해보상, 시공업체가 직접 받아야

공공건설 현장에서 미세먼지로 인한 추가 비용 등을 보전키로 한 정부 시책은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일단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정작 피해 공사비를 보전 받아야할 곳은 직접 시공업체들인데도 혜택은 원도급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이러한 내용을 담은 ‘미세먼지 저감 등을 위한 공공계약 업무처리 지침’을 시달했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등 미세먼지 관련 조치의 실효성을 높이고 건설 근로자 보건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이다.

미세먼지는 ‘침묵의 살인마’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그 폐해가 갈수록 심각해져 마침내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사회 재난’으로 지정됐다. 기재부 지침에 따르면 미세먼지 경보나 주의보 발령 등으로 작업이 현저히 곤란하다고 판단되면 공사를 일시 정지할 수 있다. 또 현장이 멈춘 기간만큼 계약기간을 연장하고 계약금액을 증액해 추가비용을 보전토록 했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해 3월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에 따라 공공 발주기관이 공사를 정지시킨 경우에는 건설사의 책임 있는 사유가 아니므로 계약금액 조정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같은 해 8월에는 표준도급계약서가 개정돼 민간공사에서도 건설사가 공사비를 보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그동안 미세먼지 여파에 따른 공기연장과 작업량 감소 등으로 인해 적지 않은 액수의 간접비 등 피해를 입어온 건설업체들로서는 반길 일이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미세먼지 피해 공사비 보전이 엉뚱한 곳으로 가서는 안 된다. 미세먼지와 사투를 벌이며 실제로 직접 시공을 하는 업체들에게로 혜택이 가야한다. 주로 하도급 업체들이다. 발주처가 원도급사들만 상대할 경우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 공사비 보전도 원도급사들에게만 돌아갈 공산이 크다. 매일 당하고 사는 하도급의 설움을 굳이 언급 안 하더라도 원도급의 하도급 상대 부당특약이나 갑질 사례는 널려 있다. 미세먼지 피해 공사비 보전마저도 원도급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면 그러한 부당특약 사례가 하나 더 늘어나는 것 외에 별 의미가 없다. 애써서 마련한 범국가적 미세먼지 대책의 빛을 바래게 하는 일인 것이다.

비슷한 사례는 폭염에 의한 공사비 증가와 같은 다른 간접비 부문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주로 하도급을 하는 전문건설업체 관계자들은 “폭염이나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추가 비용 등에 대해 원청사들이 고압적인 자세로 수수방관하거나 ‘이미 입찰금액에 포함됐으니 보전해줄 수 없다’는 식으로 나와 하도급 업체들이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토로한다.

재난지역 구호금이 아무리 많이 걷힌다 한들 이재민들 손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중간에 다 새버리면 무슨 소용이 있겠나. 추운 겨울 온돌방이 따뜻해지려면 온기가 윗목서 아랫목으로 자연스럽게 퍼져나가야 한다.

미세먼지를 상대로 한 좋은 시책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발주처가 실제 추가 비용이 발생한 업체와 근거를 확인해 직접 보전해주는 내용의 구체적인 지침이 명시돼야 한다.

논설주간  koscaj@kos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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