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경관도로 15선’(7) 남해 남면해안도로

◇가천다랭이마을 입구의 전망대

경남 남해는 ‘한 점 신선의 섬(一點仙島)’으로 불린다. 망운산, 금산, 호구산 등 옹골차게 솟구친 산이 바다까지 내려와 절벽을 이룬다. 가파른 산비탈을 깎아 만든 다랑논에서는 마늘이 쑥쑥 자라고, 작은 어촌은 쪽빛 바다를 품고 빛난다. 남면해안도로는 평산항, 사촌해변, 가천다랭이마을, 앵강만 등 남해의 속살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길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됐다.

출발점인 서상항에는 남해스포츠파크가 자리한다. 프로축구, 프로야구, 학교 운동팀의 전지훈련장으로 애용된다. 바다가 코앞인 경기장의 모습이 이색적이다. 봄철에는 주변으로 봄꽃이 만발해 항구 풍광이 화사하다.

서상항에서 9㎞쯤 내려오면 아담한 평산항을 만난다. 걷기길인 남해바래길 1코스가 시작되는 평산항에는 ‘남해바래길 작은미술관’이 자리한다. 예전 보건소 건물을 미술관으로 고쳤다. 몸을 고치던 곳이 마음을 치유하는 공간으로 바뀐 셈이다. 안으로 들어서자 바느질한 천들이 설치미술처럼 전시돼 있다. ‘남해에서 온 편지展’이 열리고 있는데, 전시는 정기적으로 바뀐다.

평산항에서 사촌해변으로 이어진 길은 줄곧 산비탈에 도로가 나 있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바다가 눈에 가득 차는 짜릿한 길이다. 가로수인 굵직한 벚나무 단풍이 곱고, 떨어진 나뭇잎과 밭에서 쑥쑥 자라는 파릇한 마늘이 어우러져 오묘한 빛을 품어 낸다. 사촌해변에서 구불구불 모퉁이를 돌면 가천다랭이마을이 나온다. 마을 입구의 전망대에 오르자 산과 마을, 그리고 바다가 한눈에 펼쳐진다. 설흘산과 응봉산이 마을로 이어지는 가파른 산비탈에 곡선형 계단식 논이 100층 넘게 만들어졌다.

가천다랭이마을로 들어서면 남해가천암수바위가 반긴다. 마을에서는 미륵불이라 하여 각각 암미륵, 숫미륵으로 부르기도 한다. 아이를 갖지 못한 여인들이 아무도 모르게 숫미륵 밑에서 기도를 드리면 득남한다고 알려져, 다른 지방에서도 많이 다녀갔다고 한다. 오른쪽 암미륵은 여인이 잉태해 만삭이 된 모습으로 비스듬히 누웠다. 암수바위는 조각 형태가 투박해 정감 있고 마을 뒤의 설흘산, 응봉산과 어울려 더욱 신비스럽다.

다랭이마을을 지나 북쪽으로 크게 방향을 틀면 홍현마을, 앵강다숲마을 등을 차례로 지난다. 신전삼거리에 이르면 남면해안도로가 마무리되고, 길은 남해 드라이브의 또 하나의 명소, 물미해안도로로 이어진다. <국토교통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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