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호두 속 한국경제’ 벗어나 세계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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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호두 속 한국경제’ 벗어나 세계를 보자
  • 이경만 소장
  • 승인 2019.04.29 0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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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던 어느 건설회사가 작년 말 부도가 났다. 지방에서 건설업을 하고 있었는데 자금 사정이 악화된 것이 원인이 됐다. 만약 금융회사에서 자금을 풀어 줬다면 부도는 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건설회사는 아는 전문가 등을 통해 모 금융회사 대표와 면담을 진행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활로를 모색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자금 집행이 어렵다는 말만 돌아왔다.

현 상황에서는 자금집행 불가라는 결론이었고 그 다음날 그 건설회사는 곧바로 부도가 났다. 지금 법정관리 신청 중에 있다. 법정관리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정말 큰 낭패를 당할 수 있다. 법정관리 신청이 받아들여지더라도 요즘 같은 건설 불경기에 과연 재기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깊은 걱정이 앞선다.

수십년간 우리나라의 성장동력은 건설업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건설업종이 가장 어려운 업종으로 구분된다. 앞으로는 더욱 그럴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가 호두형으로 접어들었다. 호두가 어떤가? 속은 꽉 차고 겉은 너무나 단단하다. 그렇기에 호두 속 같은 한국 사회에서 혁신이 나오기 어렵다. 카풀이 보급되면 택시업계가 어려워지므로 이들은 극렬하게 반대하는 것이 하나의 예다. 4차 산업을 부르짖고 있지만 온갖 규제에 막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기득권의 카르텔이 너무나 공고해서 혁신적 기술과 기업이 파고들기 정말 어렵다.

정부가 나서서 혁신을 위한 각종 정책들을 하겠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에서 4차 산업이 활성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이미 그것을 혁파할 수 있는 시기도 지났다고 생각된다. 규제완화는 첨예한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안 되면 단번에 칼로 잘라야 하는데 그것은 정권 초기에나 가능하다.

이런 흐름에 따라 우리 경제는 점점 침체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건설경기도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에게는 기회가 있다. 바로 아시아를 비롯한 해외시장이다. 그간 건설업계가 아시아 진출을 하려고 몇 번 시도를 해왔다. 성과를 내지 못하자 철수하는 일이 많았다. 그래도 다시 시도를 해야 한다. 특히 베트남은 아직 기회의 땅이다. 이제 도시화율이 겨우 20%에 불과하므로 이것이 50% 되기까지 수없이 많은 개발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경험한 그 많은 기술과 프로젝트를 먼저 기획하고 제안해서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 전문건설의 영역이 얼마나 많은가? 일반적인 도로, 아파트, 상가 등의 건설도 많겠지만 특수한 영역으로 진출하는 것이 좋다. 즉 쓰레기 처리 시설, 첨단 물류시설, 냉장·냉동시설, 환경설비 등 우리나라 수준의 기술을 가지고 접근하면 정말 많은 기회가 생기고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건설업체가 어떻게 베트남에 진출할 것인가? 내가 아는 어느 건설업체 사장은 호치민에서 공장을 크고 작은 것을 100여개 지었다. 그간 성공적으로 해왔다. 그렇지만 공장을 짓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기획을 바탕으로 한 사업영역으로 최근 방향을 틀었다. 그는 호치민시에 제안을 해서 좋은 곳의 땅을 약 3000평 확보했다. 한국의 창업기술과 경험으로 호치민의 청년을 위한 첨단벤처타운을 조성하자는 제안을 했는데 그것이 먹혀들었다. 그렇게 핵심적인 부지에 3000평을 얻기는 어려웠지만 기술, 경험과 자금을 동원해서 그 나라의 발전을 촉진시키겠다는 논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사례처럼 해외에서 시공만 하겠다고 해서는 어렵다. 이제는 우리의 개발경험과 자금으로 접근해야 한다.

또 하나의 방법은 베트남의 건설업체와 제휴해서 접근하는 방식이다. 그럴려면 베트남의 좋은 건설업체를 파트너로 만나야 한다. 적정한 건설업체를 만나서 그 기업이 성장하도록 기술과 자금을 제공하면서 일정 지분을 확보하고 성장하면서 그에 따른 성과를 나누는 식으로 진출해야한다.

이제 건설업체가 한국에서만 있다가는 몰락한다. 아시아에서 3년 안에 안착하지 못하면 정말 어려울 것이다. 호두같은 한국경제에서 벗어나야 산다. /공정거래연구소 소장

[이경만 소장] koscaj@kos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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