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연착륙 방안 - 한만희 건교부 건설경제심의관

작년 건설업계는 사상 최고인 102조원의 수주를 기록하였으나, 금년도 수주액은 이에 훨씬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다 최저가 낙찰제 확대시행으로 저가낙찰이 속출하고 있어, 건설업계는 물량부족과 수익성 악화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따라서, 지난 7월초 건교부가 발표한 건설경기 연착륙 방안에 대해 건설업계는 다소 실망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택건설과 관련한 획기적인 규제완화를 기대했으나, 이를 반영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투기억제 기조는 유지

이번 연착륙 방안은 글자 그대로 건설경기를 ‘연착륙’시키기 위한 대책이다. 최근 소비와 설비투자가 위축된 가운데 그 동안 내수경기를 뒷받침하던 건설경기마저 점차 둔화되고 있어,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국민경제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건설경기를 안정적 으로 조절하기 위한 대책으로 마련된 것이다. 즉, 투기억제시책을 포기하면서 건설경기를 적극적으로 부양하기 위한 대책은 아니란 것이다.

약 2조원 추가 투입

그렇다고 이번 대책이 그 효과를 전혀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연착륙 방안을 통해 SOC 등 건설투자가 확대되고, 주택건설의 촉진과 수요창출이 이루어져 건설경기를 안정적으로 조절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우선 국민임대주택건설·치수사업 등에 추경예산을 편성하고, 국민주택 기금 여유자금과 산하기관의 추가재원 확보 등으로 공공부문에서 약 2조원의 추가재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연기금 등의 SOC 사업 참여를 촉진시키고, 민간 제안 민자도로사업도 조속히 추진하는 등 민자사업 활성화도 추진 건설투자를 확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주택건설을 촉진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됐다. 금년중 공공택지 1천300만평을 차질없이 공급하고, 2-3년 이후의 신규수요에 대비하여 1천800만평을 추가 지정할 계획이다. 또한 민간의 택지개발을 확대하기 위해서 관리지역의 아파트 개발 최소면적기준에 예외를 허용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 나가되, 난개발 방지를 위해 기반시설을 확충 또는 정비한 경우에만 허용키로 할 계획이다.

주택건설 촉진책 마련

이와 함께 고가 보상을 노린 소위 “알박기”에 대응하기 위해, 90% 이상의 토지를 확보하고 토지수요자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 경우 등에 한해 개발사업자에게 매도청구권을 부여해 택지공급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

이와 함께 주택수요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모기지론 취급 금융기관을 9개에서 22개로 확대하고, 추경을 통해 주택신용보증기금에 1천억원을 추가 출연하여 서민·중산층의 주택구입·전세자금 지원에 필요한 보증여력을 확충할 예정이다.

다양한 주거수요를 충족하기 위하여 중산층을 대상으로 하는 고품질의 중형(85-149㎡) 임대아파트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공공택지내 공동주택용지중 5%를 중형임대용지로 공급하고, 현재 85㎡이하 소형임대주택에만 한정되어 있는 세제지원을 중형임대에도 확대하게 된다. 또한 개발사업에 대한 부동산투자회사의 투자규모 제한을 완화하여 기업형 임대사업자가 임대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해 나갈 것이다.

또한, 금년 하반기중 주택가격 안정세가 확고히 정착되면 지방의 투기억제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여지도 남겨두었다.

경기급락은 막을 것

이와 함께 중장기적인 대책도 마련했다.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의 집단이전과 연계해 광역시·도별로 1-2개씩의 혁신신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기업의 자율성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기업도시 건설도 촉진할 계획이다. 또한 주40시간 근무제 시행 등 급증하는 여가수요를 흡수하고 지역특화발전을 위한 복합레저단지 활성화 방안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작년도 건설경기가 워낙 호황이어서 단순히 작년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번 연착륙 대책을 통해 건설경기가 급락하는 것을 방지하고 건설투자를 일정수준 유지하는 것은 가능하리라 본다. 이와 함께 최저가 낙찰제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저가심의 기준을 강화하고, 보증제도를 개선해 적정 수익성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 나갈 계획으로 있어, 업계의 애로점도 많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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