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비전포럼 국제세미나

최저가 폐지·인센티브 실시 등 영, 발주 혁신해 20% 원가절감

“정부 등 공사 발주자가 변해야 건설산업이 살 수 있습니다”

스티브 로우셀 영국도로공사 부사장은 지난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건설산업비전포럼 주최 ‘한국 건설산업 혁신 조건’ 국제 세미나에서 “2001년 공공 발주 물량에 대해 가격이 아닌 가치 중심적으로 업체를 선정하면서 건설산업에 큰 변화가 생겼다”며 이같이 말했다.

로우셀 부사장은 “최저가낙찰제를 실시하던 90년대만해도 공사마다 목표금액의 40% 정도는 초과했었다”면서 “최저가 제도 폐기, 인센티브 제도 실시, 장기적 파트너십 구축 등을 내용으로 하는 공공발주 시스템의 혁신을 통해 건설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발주시스템 혁신 이후 20%의 원가절감을 이뤘고 안전사고가 크게 줄어들었으며 공사기간도 30% 이상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로우셀 부사장은 “업계는 정부가 이끄는대로 따라갈 수 밖에 없으니 건설산업의 혁신을 위해서는 정부가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건설산업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건설혁신센터의 데니스 레너드 대표도 “원가절감과 공기단축을 목표로 한 건설 재인식운동(Rethinking Construction)이 확산되면서 건설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98년 건설 재인식운동이 본격화되면서 건설산업의 구조적 문제점 개선을 위해올해 세워진 건설혁신센터는 업계 및 정부를 대상으로 컨설팅과 사후 평가, 모범 사례 전파 등의 업무를 한다.

레너드 대표는 “건설 재인식 운동 이후 공기단축과 사업비 절감이 이뤄지면서 발주자와 건설사가 상생하고 있다”면서 “한국도 정부 등 발주자와 건설업계 간에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산업의 비효율성을 제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사비로 보면 영국 전체 업계의 50% 정도가 혁신 운동에 동참하고 있으며 그 수는 점점 늘고 있다”면서 “혁신운동은 각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니 리드하는 기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종대 김한수 교수는 “발주자는 모든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발주자의 리더십과 사업관리 능력을 주목하지 않고 있다”면서 “성공사례 개발과 교육 등을 통해 발주자가 변화하면 한국 건설산업은 진일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널 토론에서 김종훈 한미파슨스 사장은 “영국과 같은 혁신운동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국회 건설교통위 산하에 건설산업혁신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건설산업비전포럼이 창립 1주년을 맞아 마련한 이번 세미나에는 정부 관계자와업계 및 학계 인사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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