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경관도로 15선’ (12) 통영 ‘평인노을길’

한려수도는 통영시 한산도에서 사천, 남해를 거쳐 여수에 이르는 남해안 연안수로를 말한다.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 위에 올망졸망한 섬들이 보석처럼 박혀 있으며 삶의 터전인 굴 양식장이 그물망처럼 얽혀 있다. 바다에 의탁해 삶을 영유하고 있는 어민들을 만날 수 있는 길이 바로 평림동과 인평동을 잇는 평인노을길이다.

평인노을길은 명정동 해안을 들머리로 삼고 북신만 해안길을 시계 반대방향으로 도는 드라이브 코스다. 시원스럽게 내달리는 도로도 좋지만 자전거길과 도보길까지 나란히 조성돼 있어 통영시민들의 건강을 책임진다. 조금 달리다 보니 첫 마을인 소포마을이 반긴다. 작은 항구에는 출어를 준비하는 배들이 바람에 일렁이고 있다.

◇그늘막과 나무 벤치가 놓여있는 노을전망대
◇그늘막과 나무 벤치가 놓여있는 노을전망대

옥색 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달리는 것도 기분 좋지만 해안길 내내 벚나무 가로수가 도열해 싱그럽다. 4월이 되면 벚꽃터널이 이어져 황홀경을 연출한다. 해안 안쪽이 푹 들어간 내만에는 평림생활체육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주변의 산이 바람을 막아 운동하는 데 최적이겠다.

다시 해안선을 그으며 달리다 보면 노을길의 하이라이트 격인 노을전망대가 반긴다.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도록 적당한 높이에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벤치에 앉으면 탁 트인 바다가 품에 안긴다. 사량도 옥녀봉과 불모산이 칼바위 능선을 만들어내며 그 뒤쪽에 삼천포시가 아른거린다. 상족암을 품은 고성의 해안길은 실타래를 풀어내듯 길게 늘어서 있다. 전망대 바로 앞에는 목도, 장도, 필도, 장구도, 망자도까지 올망졸망한 섬들이 수묵화의 붓 터치처럼 점을 찍어내고 있다. 노을길이니만큼 해질 무렵에 찾는 것이 좋다. 해가 사량도로 넘어가면 바다는 순식간에 붉은 빛으로 변신한다.

노을전망대에서 고개를 넘으면 예쁜 등대를 품은 우포마을을 만난다. 길은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면서 목섬이 보이는 도로까지 노을길이 이어진다. 번잡한 인평동을 지나면 웅장한 통영대교를 마주하며 평인노을길의 마침표를 찍는다. 통영운하 위에 놓인 통영대교는 밤이면 196종의 푸른 조명을 발산하는데 수면에 비치면 럭비공 형태를 연출한다. 연인들의 낭만적인 데이트코스로 손색이 없다. <국토교통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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