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제주에서 열린 전문건설 CEO 혁신성장포럼은 변화와 성장을 위한 혁신의 길에 한마음으로 나서겠다는 전문건설업계 대표들의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주로 하도급사업자로서 직접시공을 해오고 있는 이들이야말로 150만 건설현장 근로자와 함께 우리나라 산업경제를 바탕에서 묵묵히 이끌고 있는 일등공신들이다. 이런 일꾼 대표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동병상련의 마음을 나누고 미래를 향한 각오를 다졌다고 하니 그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행사를 주관한 대한전문건설협회 김영윤 중앙회장은 인사말에서 “물량감소와 채산성 악화 등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혁신을 두려워하지 말고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사로 초빙된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은 급변하는 건설환경을 소개하면서, 미래를 맞는 건설 산업의 역할을 제언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인 박덕흠 의원 역시 전체 건설인들의 단합을 호소하면서 산업현장 안전사고 방지에 늘 유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지금 전문건설업계는 거대한 변화의 바람을 안고 대항해에 나서는 선단과도 같다. 국내 건설시장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다 건설업에 대한 왜곡된 시각과 SOC 물량감소 등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설상가상 일부 건설노조의 탐욕스런 일탈행위 등으로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여기에 40여년간 유지돼 온 건설 산업의 기본 틀을 바꾸는 혁신방안들이 하나둘씩 실행에 들어갈 채비를 갖추고 있다. 대표적으로 종합건설·전문건설 간 업역 칸막이를 허물자는 요구가 받아들여져 작년 말 마침내 법제화가 됐다. 2021년부터 상호 시장진출이 단계적으로 허용되는 것이다. 10억원 미만 공사의 종합 간 하도급 금지 등 영세업체를 위한 몇 가지 보호 장치에도 불구하고 전문건설업체들에게는 처음 경험하는 폭풍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그러나 어차피 가야 할 길이다. 거대한 바람은 4차, 5차 산업혁명이다. 대항해는 비단 전문건설업체뿐만 아니라 건설업계 모두가 나서야 하는 숙명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다. 결국은 끌려나갈 바에야 스스로 먼저 앞장서는 편이 낫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종합·전문, 그리고 관련 부처 간 상생과 발전을 위한 성찰적 공감대 형성이다.

이복남 건설산업혁신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포럼 강연에서 업역을 허무는 생산체계 혁신 로드맵의 기본 정신을 ‘공존·공생’이라고 규정하면서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건설은 국가나 국민에게 선택권이 없다”고 그 필연성을 역설하면서 “국가와 국민에게 무엇을 해달라고 요구하기 전에 건설이 장래에 기여할 비전과 목표, 전략을 먼저 제시해 달라”고 주문했다.

포럼이나 워크숍이 때로 필요한 것은 구성원들이 허심탄회하게 공감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전문건설인, 나아가 전체 건설인들에게 필요한 공감대는 단합과 혁신, 그리고 역지사지를 통한 상생발전으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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