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경관도로 15선(13) 통영 미륵도달아길

◇달아전망대를 돌면 일운해안길이 펼쳐진다. 따라가다 보면 박경리 묵학관과 통영국제음악당을 마주하게 된다. 사진은 통영국제음악당.
◇달아전망대를 돌면 일운해안길이 펼쳐진다. 따라가다 보면 박경리 묵학관과 통영국제음악당을 마주하게 된다. 사진은 통영국제음악당.

우리나라 3대 해넘이 명소를 꼽으라면 충남 태안의 꽃지해변, 전북 변산반도의 채석강 그리고 경남 통영의 달아공원을 손꼽는다. 야사에 의하면 조선시대 장군들이 소지하는 깃발, 즉 아기(牙旗)를 꽂은 전선이 당포에 도달했다고 해서 달아(達牙)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한때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현장이었지만 달아공원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은 한없이 아름답다.

미륵도달아길의 시작은 산양읍 삼덕리다. 해안길은 10.9km, 섬과 항구 그리고 쪽빛바다를 친구 삼아 달리다 보면 지루할 틈이 하나도 없다. 삼덕항은 욕지도와 연화도행 페리호가 드나드는 항구다. 포구를 어슬렁거리다 보면 잘생긴 벅수 한 쌍도 만난다. 내친김에 카페리호에 올라 욕지도를 다녀오는 호사를 누려도 된다.

삼덕항에서 언덕길을 오르면 좌측에 당포성지가 손짓한다. 고려 공민왕 때 최영 장군이 왜구의 침략을 막기 위해 백성과 군사를 동원해 쌓은 성으로 임란 때는 이순신 장군이 이 성을 진지 삼아 왜군을 물리쳤던 전승지이기도 하다. 그래서 매년 통영한산대첩 재현은 당포성이 있는 삼덕항부터 시작된다. 성벽은 바다를 향해 길게 뻗어있고 정상에는 팔각정이 서 있다. 바다와 하늘 그리고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은 그야말로 백만 불짜리 풍경이다.

삼덕항부터 달아공원까지는 대한민국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당하며 굴곡진 길이 달리는 재미를 더해준다. 작은 어촌은 원색의 기와집들이 담을 맞대고 산다. 중화마을부터 동백 가로수가 도열하고 있다. ‘동백나무와 함께하는 꿈의 60리, 산양일주도로’라고 쓰인 입석이 환영아치처럼 서 있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될 정도로 멋진 길이다.

드디어 미륵도의 끝자락인 달아공원에 닿았다.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는 꽃길이 이어진다. 2월에는 동백이, 3월에는 매화가 유혹하며, 4월 벚꽃, 5월이면 빨간 영산홍이 릴레이 하듯 꽃을 피운다.

달아전망대는 편편한 둔덕에 자리 잡고 있다. 둥근 형태이기에 사방 어디에 시선을 던져도 탁월한 전망을 자랑한다. 매물도, 소지도, 연화도 등이 펼쳐지며 두미도, 추도, 남해도, 사량도까지 신이 빚어낸 섬의 자태에 흠뻑 빠지게 된다. 전망대의 하이라이트는 섬과 섬 사이로 떨어지는 일몰이다. 앞바다를 온통 붉은색으로 칠해 놓는다.

달아항부터 척포항까지는 바다와 나란히 달리게 된다. 잠시 차를 멈추고 세월을 낚는 강태공을 바라봐도 더불어 행복해진다. 저 멀리 연대도와 만지도를 잇는 출렁다리가 시야에 들어온다. 드디어 미륵도의 땅끝마을 격인 척포항을 만나게 된다. 빨간 등대를 바라보며 커피 한잔 음미하는 여유를 가져도 좋다. 척포항부터는 산길이다. 동백나무, 후박나무 등 난대림을 헤치며 달리게 된다. 산길이 끝나자 길은 다시 바다와 손잡고 호수 같은 바닷길을 달리게 된다. 어느덧 신봉삼거리에 닿게 되면서 달아길은 마침표를 찍는다. 로터리 한가운데 ‘산양일주도로’라는 머릿돌이 서 있다. 그 앞에 자리한 걸망개숲은 느티나무, 팽나무 등이 빼곡한 숲을 이루고 있다. 마을 사람들이 당산제를 지낼 정도로 연륜이 깊다. <국토교통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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