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틀알폼 100%, 철근공 79%, 비계 75%, 타설 67%, 내장공사 67%, 형틀거푸집 63%…

한 종합건설사가 시공을 완료한 아파트 현장에 투입됐던 외국인 근로자 비율을 정리한 자료다. 1000세대 이상 아파트를 시공하면서 전체 약 2000명의 건설근로자가 투입됐고 이중 750명 정도가 외국인력이었다. 약 38%가 외국인이었던 셈이다.

외국인력이 전혀 없는 공종도 있었다. 철거, 방수, 조적, 미장, 도배, 조경, 유리공사가 그렇다. 절반을 밑도는 공종은 타일, 마루, 가스, 창호, 전기 등이었다.

이 현장을 기준으로 되짚어보면 옥외 근로, 비교적 기능도가 낮고 노동 강도가 높은 공종에서 외국인 사용비율이 높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건설업을 포함해 여러 산업군에서 ‘외국인이 내국인 일자리를 잠식한다’는 의견과 ‘내국인 인력난에 외국인 채용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누구도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다.

건설노조는 전자의 논리를 대며 수년째 외국인 불법채용 문제를 제기해 왔다. 그 약점으로 인해 전문건설사들은 벙어리 냉가슴만 앓았고, 다른 대안 없이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는 동시에 다시 외국인력을 채용할 수밖에 없었다.

내국인을 구하기 어렵다는 것 말고는 수년간 건설사가 노조의 괴롭힘을 당해온 이유를 설명하기 쉽지 않다. 괴롭힘을 피할 방법, 즉 내국인만 채용할 수 있었다면 그것을 선택하고 노조의 괴롭힘은 피했어야 하는 게 상식적이다.

앞서 본 수치처럼 더 힘든 공종에는 외국인이 훨씬 많은 상황이다. 이 문제는 중소기업 수준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따라서 처벌과 규제만으로 외국인력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업계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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