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신도시의 ‘사적 이익’과 ‘사회적 이익’의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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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신도시의 ‘사적 이익’과 ‘사회적 이익’의 충돌
  • 김태황 교수
  • 승인 2019.06.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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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건설 발표 이후 해당 지역의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상대적인 집값의 하락으로 재산의 손실을 입을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건설 시행사들도 검단과 운정 지구의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 주택 시장의 변동성과 정책의 단견적인 처방을 고려하면 매끄러운 정책 이행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사치스러운’ 기대일 수도 있다. 주택 시장은 허기지거나 탈진돼서는 안 되고 꿈틀거려야 한다. 국가 정책은 이러한 시장의 몸부림이 안정적인 흐름으로 이어가도록 긴 호흡과 짧은 호흡의 완급에 보조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지난해 말 남양주, 하남, 과천, 인천에 이어 지난달 고양과 부천의 3기 신도시 발표에 대한 인근 지역과 2기 신도시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 행동에는 허탈한 불신감과 상대적 박탈감이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주택, 특히 아파트의 재산 가치와 투자 수익이 가족의 경제력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우리 사회에서는 정책 변화에 의한 아파트 가격 변동 가능성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일산과 운정 지역 신도시연합회가 주최한 매주 토요일 집회에서는 “3기 신도시 철회”의 구호가 울려 퍼지고 있다.

정부가 지리적 접근성을 확보하고 교통망을 적시에 구축하려는 보완 계획에 역점을 둔 것에도 기존 주민들은 불만의 화살을 꽂았다. 2기 신도시로 건설된 위례지구의 경우 입주가 시작된 지 5년이 지나도록 당초 계획된 4개 철도사업 중 하나도 착공되지 못한 상태인데, 3기 신도시의 경우는 서울 도심권에 30분 이내 접근이 가능한 교통망을 패스트트랙으로 구축하겠다는 야심적인 계획이 오히려 역차별한 것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하지만 기존 지역과 2기 신도시 주민들의 거센 항의에는 집단이기주의의 가시가 돋아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역대 무수한 부동산 정책은 탈도 많고 말도 많다. 정책 변수 덕분에 불로소득이라 비난받을 정도로 순식간에 재산을 증식한 수혜자도 있는 반면에 평생 자기 집을 가져보지 못하게 된 소외자도 양산됐다. 정책 시행의 공과는 사후적으로 드러난다. 정책 수행의 사전적인 목적은 소비자와 생산자의 정당한 이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시장의 안정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소비자이든 생산자이든 집단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사회적 선택을 왜곡시켜서는 안 된다. 사적 이익의 증대가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유발시키기 때문이다.

2기 신도시의 교통문제를 선결하지 않은 채 3기 신도시의 도심 접근성을 높인 것은 2기 신도시 지역 소비자들을 분노케 할 만하다. 그렇다고 해서 3기 신도시의 접근성과 교통 여건을 2기보다 악화시켜야 하는가? 아니다. 2기 신도시 주민들은 “3기 신도시 철회”를 외침을 2기 신도시의 보완 대책의 요구 외침으로 전환해 사적 비용을 최소화하고 사회적 이익을 증대시키는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 2기 신도시 주민들이 사적 손실을 감당하라는 것이 아니다. 사적 이익의 증대 폭이 사회적 이익의 증대 폭보다 적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을 사회적 분노로 표출시키고자 한다면 사회적 이익의 증대는 약화될 것이다.

주택 수요자는 소비자인 동시에 투자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소비자로서의 선택과 투자자로서의 선택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소비자로서의 이익이 투자자로서의 이익을 상쇄시키거나 역으로 투자자로서의 이익이 소비자로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감소시키기도 한다. 양호한 생활여건에서 임차주택으로 생활하는 가구는 소비자로서는 이익을 증대시키지만 투자자로서의 이익은 전혀 없다. 어떤 임대사업자는 투자 이익을 추구하면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거주 환경을 감수할 수도 있다.

주택 수요의 본질이 주택 소비라는 인식이 확산돼 왔다. 정책 방향은 더욱 그러하다. 3기 신도시 건설로 인해 기존 지역 주민들과 2기 신도시 주민들의 소비자로서의 이익이 감소할까? 미래의 평가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투자자로서의 입장이라면 투자 리스크를 부담해야 한다.
정책의 시행은 시행하지 않을 경우의 기회비용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만일 정책 시행의 부작용이 유발된다 하더라도 시행하지 않을 경우의 사회적 손실이 더 크게 유발될 것이 분명하다면 차선책으로 부작용을 감당하면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주택 시장의 안정적 발전과 정책의 효과적인 기능은 사적 이익을 침해해서도 안 되겠지만 사적 이익 추구 행위로 인해 사회적 이익을 포기해서도 안 된다. 이제는 소비자와 투자자의 사회적 책임도 크다.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김태황 교수] ecothk@m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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