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점 살려 불황 이겨내는 5개 전문건설업체②
토공사 전문 경연이앤씨(주)

하루 30분을 투자해 건설현장의 측량, 토공량 산출, 시공현장 관리, 공정관리, 3D 모델링, 시설물 안전점검, 각종 채증 자료 수집, 민원 관리 등이 가능하다면 이를 이용하지 않을 건설업체가 있을까?

토공사 전문건설업체인 경연이앤씨(주)(대표 김정현)는 남들보다 앞서 2015년부터 현장에서 드론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이같은 건설현장 데이터를 수집, 수주에 적극 활용해 성과를 올리고 있는 독특한 사업스타일을 구사한다.

경연의 사례를 보면 드론은 크게 세 가지 방법으로 활용된다. 첫 번째가 수주 시다. 꼭 참여해야 할 현장이 생기면 현장설명회 전에 해당 공사현장의 자료를 드론을 이용해 수집한다. 모인 자료는 빌딩정보모델링(BIM) 등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 공사에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로 재가공한다.

데이터로 입찰 전에 리스크를 파악할 수 있고, 적정 공사금액을 산출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이를 통해 과책정된 대금을 효과적으로 줄여 공사를 딴 적도 있고, 절대적으로 부족한 공사대금을 데이터로 설득해 적정공사비를 받고 현장에 참여한 적도 있다고 경연은 설명했다. 

특히 공사 참여 조건으로 현장 데이터를 원도급업체에게 제공하기도 한다. 원도급사는 이 자료로 측량, 실시간 토공량 산출, 공사 진척사항 점검, 민원 관리 등에서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어 수주 확률을 높인다.

두 번째는 자사 현장에서의 활용이다. 경연의 경우 ‘우리 현장의 리스크만 잡아도 손해 볼 것 없다’라는 심정으로 드론을 비롯한 ICT 기술을 위한 값비싼 프로그램 구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실제로 운용을 해보니 공사 진척상황 파악, 공사계획 수립 등의 공정관리와 작업 최적 동선 탐색, 작업 진도율 파악, 실시간 토공량 산출 등 시공관리 그리고 시공오차 검증 등의 원가관리까지 가능해 과거에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까지 새어나갔던 부분을 막을 수 있게 됐다고 경연은 밝혔다. 특히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노조들의 불법 행위와 원도급사와의 분쟁시에도 채증 자료로 활용가능 해 많은 피해를 줄였다고 덧붙였다.

◇드론으로 촬영한 위례신도시 택지개발사업지구 전경.

세 번째로 데이터사업을 통한 새로운 수익창출원으로 이용하고 있다. 드론 등 ICT 기술 도입을 처음부터 진두지휘해 왔던 김원철 상무를 필두로 데이터전문회사인 KYENI를 자회사로 설립해 새로운 수입 구조를 만들어냈다.

2016년에는 SK건설 고성 하이 화력발전소 건설현장, 2017년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포항 블루밸리 현장, 2018년에는 현대·롯데 등 굴지의 대형건설사의 아파트 신축공사 등, 2019년에는 위례신도시 택지공사 등에서 현장의 데이터를 수집·제공했다. 주로 현장 면적이 커 관리가 힘든 곳들에서 요청이 들어온 케이스다.

김원철 상무는 “적게는 한사람 월급 값으로, 많게는 한명의 직원 1년치 연봉 정도로 해당 현장관리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받을 수 있어 한번 이용한 업체들은 지속적으로 찾는 편”이라며 “사업을 시작한 2015년과 비교하면 큰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장관리 등에 어려움을 겪는 하도급업체들을 타겟으로 시작했는데 오히려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원도급업체들의 활용이 더 많다”며 “수익이 나서 좋지만 앞으로는 전문업체들도 ICT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를 적극 이용해 피해를 줄이고 더 나아가 사업에 도움을 받는다면 더 바랄게 없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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