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화하는 스마트건설

4차 산업혁명이 전 산업계에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건설 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건설공사를 수주해 이윤을 남기고 시공기술에 투자해 경쟁력을 높이는 기존 방식을 넘어서는 다른 생산 방식이 건설업에 확산되고 있다. 또한 새로운 건설시장을 차지하기 위해서 참신한 아이디어를 갖고 건설업에 뛰어들기도 한다. 건설 산업에 부는 새로운 바람을 ‘건설의 날’ 특집호를 통해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건설 산업의 체질 개선이 시작됐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을 건설 산업이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노동집약·현장의존적인 생산체계, 공급자 위주의 산업구조 등으로 ‘낡은 전통산업’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건설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장의 고령화, 근로시간 단축 등 사회의 변화도 건설업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어 건설의 디지털화 및 자동화의 필요성은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변화에 맞춰 최근 ‘스마트건설기술’이라는 개념이 생겨나면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을 건설현장에 적용시키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물산이 자체적으로 클라우드 기반의 플랫폼을 개발해 아파트단지 내 주거시스템에 적용하는 등 대기업 건설사들이 앞다퉈 IT를 활용한 쾌적한 주거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기술개발 및 적용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손태홍 미래기술전략연구실장은 “건설업도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디지털화 되는 추세”라면서 “건설사들도 새로운 흐름을 읽고 제조, IT 분야와 접점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브먼츠의 장비로 3차원 형상을 제작하기 위한 데이터를 추출하는 모습.
◇무브먼츠의 장비로 3차원 형상을 제작하기 위한 데이터를 추출하는 모습.

◇국내 사례=기술 또는 아이디어를 가진 중소기업들이 건설 산업에 들어오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창업진흥원의 창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업력이 7년 이하인 우리나라 창업기업은 도매 및 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에 50% 이상 집중돼 있다. 건설업은 2015년 기준으로 전체 업종의 3%(5만6811개사)를 차지했는데 비율은 매년 조금씩 늘고 있다. 2016년에는 3.30%(6만5518개사), 2017년 3.36%(6만7256개사), 2018년 3.40%(6만9053개사)까지 올랐다.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창업기업 중 스마트건설기술 기반의 ‘건설스타트업’의 수가 늘고 있으며 설립 1~2년이 지나면서부터 가시적인 사업성과가 나오고 있는 곳도 상당하다. 차별화된 모델로 건설 분야에 진입해 글로벌 경쟁력까지 높이는 것이다.

작년부터 국토교통부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운영중인 ‘스마트건설 지원센터’에 입주한 국내 건설스타트업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건설 산업의 외연이 크게 확장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센터에는 현재 21개 건설스타트업이 입주해 각종 지원을 받으며 성장해 나가고 있다.

작년 1월30일 설립된 ㈜무브먼츠(대표 윤대훈)는 고정밀 GPS와 사진 데이터를 이용해 상·하수도의 3차원 형상을 자동으로 제작하는 ‘4D B.I.M 기반 상·하수도 시공정보 통합관리시스템’을 제공한다.

파이프 매설 현장에서 GPS가 장착된 측량기기로 파이프의 연결부를 촬영하면, 도출된 위치 데이터와 이미지 데이터를 이용해 파이프라인의 위치정보, 매설심도, 각도 등의 공간정보를 추출해 3차원 형상으로 만든다. 설립 1년이 이제 갓 넘은 이 회사는 지역난방공사, 강원도시가스와 시범사업 협약을 맺고 사업을 진행중이며, 향후 두바이수전력청(DEWA)과 기술 협약을 맺을 예정에 있다.

2016년 1월1일에 설립된 ㈜두나정보기술(대표 도승철)은 건설현장의 스마트 인프라 구축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관련 기술을 개발·제공중이다. 현재까지는 기계 설계 자동화 프로그램과 스마트공장 관련 분야가 주력으로, TBM 커터헤드설계자동화, TBM 운전석 시뮬레이터, 스마트건설용 물류/공정관리시스템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아이클롭스는 센싱 기반의 특수 카메라 및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아이클롭스는 센싱 기반의 특수 카메라 및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밖에도 △센싱 기반의 특수 카메라 및 모니터링시스템(㈜아이클롭스) △도로 주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도로 안전시설(㈜씨티엔) △하수관내에 설치하는 악취저감 장치(㈜한국하수도기술) △터널 시공의 안정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강관형 격자지보(㈜티에스테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스마트 건설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총성 없는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진경오 스마트건설 지원센터장은 “이같은 국내 건설 스타트업들은 실제 시공을 하지 않아도 앞으로 건설 분야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건설업의 경계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허물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해외 사례=선진국에서는 다양한 스타트업 기업들이 우리나라보다 먼저 스마트건설 분야에 뛰어들었다.

무인 항공기를 기반으로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카이캣치(Skycatch)는 시공 자동화, 시공모니터링 기능을 제공하는데, 일본의 건설중장비 제조업체인 고마쓰와 협업해 업역을 넓히는 중이다.

증강현실(AR)도 건설업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 현장에 직접 투입되지 않아도 증강현실을 통해 손쉽게 작업순서를 파악하고 공정을 계획할 수 있다. 주요 창업 기업으로 미국의 홀로빌더(Holo Builder)는 건설현장을 360도 사방으로 캡쳐해 가상현실로 제공하고 공사 진행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아이리스VR(IrisVR) △카테라(Katerra) △MX3D △컨스트럭션 로보틱스(Construction Robotics) △코마츠(Komat’su) 등이 AR, 가상현실(VR), 모듈러, 3D 프린팅, 로보틱스, 지능형 건설장비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