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점 살려 불황 이겨내는 5개 전문건설업체①
철콘·강구조물 전문 (주)오케이건설

국내 주요 산업 중 건설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 있다. 바로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가 인색하다는 점이다. 전자, 자동차, 조선 등 주요 산업들이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에 수십 년간 막대한 투자를 해 온 것과는 반대로 건설업은 아직도 재래식 기술에 따른 낮은 생산성을 가진 대표적인 산업으로 분류된다.

건설업체들이 기술개발에 인색한 가장 큰 이유는 공사 수주에 기술능력이 주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기술보다 낮은 가격만 제시하면 공사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최저가 입찰의 부작용인 셈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분당~수서 간 도시고속도로 복층 공원화 공사를 기술력으로 따낸 철근콘크리트 및 강구조물공사 전문건설업체인 (주)오케이건설(대표 김윤환)은 이같은 업계의 인식에도 불구하고 기술개발에 올인, 기술력으로 수주능력을 높이고 있는 전문건설업체로 주목받고 있다.

전체 공사비 1500억원이 투입된 복층 공원화 사업은 교량 위에 구조물을 세우고 그 상부에 흙을 덮어 10만㎡ 규모의 공원(녹지)을 조성하는 공사다. 정부에서 도심의 부족한 녹지 공간을 확보하고, 인근 주민들의 교통소음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도입이 결정돼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개발 방식이다.

하지만 경기도 성남시청에서 이 공사를 발주했을 당시 많은 건설업체들이 작업 환경을 보고 손을 들었다. 고속도로 양 옆으로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자리 잡고 있어 크레인 작업 공간 확보가 어려웠고, 교통량이 많은 구간이라 이를 방해하지 않는 방법으로 공사해야 하는 등의 악조건이 많았기 때문이다.

오케이건설은 이런 힘든 여건을 기술력으로 극복해냈다. 프리케스터 콘크리트 패널을 적용하는 CPC거더를 사전 제작해 작업시간을 줄이고, 차량을 통행시키면서 공사할 수 있는 이동식 제작대를 현장에 배치해 문제를 해결했다.

김윤환 대표는 “지점부 힌지연결 및 우각부 강결방식을 이용한 CPC라멘교 시공특허와 업계 최초로 개발한 이동식 제작대 특허가 있어 어렵지 않게 공사가 가능했다”며 “평소 기술에 투자를 아껴오지 않았던 것이 기회가 됐”고 말했다.

◇국회대로 지하차도 및 상부공원화 조감도.
◇국회대로 지하차도 및 상부공원화 조감도.

그리고 오케이건설은 분당~수서 구간 복층교량 공원화 공사에서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최근 발주된 국회대로 지하차도 및 상부공원화 공사도 수주했다. 전체 공사비 1000억원이 투입된 이 사업은 양천구~국회 구간의 도로를 덮어 복층에 공원을 조성하는 공사로 분당~수서 구간 복층교량 공원화 공사와 거의 동일한 형태다.

국회대로 공사 수주는 오케이건설에게 두 가지의 큰 의미가 있다. 기술능력을 인정받아 전국에서 발주된 두 건의 공사 모두 따냈다는 게 첫 번째고, 서울시에서 분당~수서 간 현장을 견학한 뒤 오케이건설에 국회대로 입찰에 참가하라고 역제안했다는 게 두 번째다.

김 대표는 “역제안을 받았다고 해서 입찰과정에서 유리한 부분은 없지만 교량 복층화 공사가 향후 전국 단위에서 발주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자체들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오케이건설은 또 교량 복층 공원화 공사와 함께 교량 보수보강 시장이 수년 내로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 회사 내 부설연구소를 만드는 등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다. 현재 서울 양화대교에 적용한 가설교량 EPMA(다단계외부강선보강) 기술을 비롯해 관련 특허를 40여개 가량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EPMA는 교량빔 하단에 외부강연선을 다단계로 장착해 구조물의 손상 없이 낮은 등급의 교량을 신설 또는 그 이상의 수준으로 복원시켜주는 기술이다.

김 대표는 “스틸박스 강선보강 기술인 EPMA 뿐만 아니라 가설교량과 자전거교량, 보도교는 물론 교량인상, 성능개선, 교각확장 등에서 기술만큼은 국내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건설경기가 좋든 나쁘든 우리는 기술로 승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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