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화하는 스마트건설

‘스마트건설’, ‘건설 스타트업’은 기존 건설사들의 업무방식을 바꾸고, 3D 업종 등 건설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는 동시에 산업의 평균 연령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측량현장을 예로 들면, 앞으로는 장비를 들고 다니면서 직접 측량할 필요가 없다. 넓은 현장의 지형정보를 신속·정확하게 구축할 수 있는 기기들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설계단계에서는 목적물과 동일한 3차원 모델을 구축하고 설계 자동화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킨다.

시공 단계에서는 공장에서 모듈을 생산하고 현장에서는 조립만 하도록 건축방식이 바뀐다. 또한 비정형 모듈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다.

전문건설업계에서도 이같은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해 입지를 다져가는 업체들이 있다.

토공사 전문건설업체인 ㈜영신디엔씨(대표 강일형)가 대표적이다. 영신디엔씨는 앞으로 숙련공이 부족해질 것에 대비해 ‘건설장비 자동화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이를 토공사에 활용하면 신속·안전·정확하게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

새로운 시스템을 경영에 도입하는 사례도 있다. 토공사와 강구조물공사 주력의 ㈜피에스테크(대표 김동준)는 건축자재의 출입을 24시간 내내 관찰할 수 있는 시스템을 현장에 적용해 효율적으로 자재를 관리하고 있다.

◇건설 스타트업의 대표들은 평균적으로 젊어 고령화된 건설업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일 경기 일산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열린 스마트건설 지원센터 2단계 개소식 모습.
◇건설 스타트업의 대표들은 평균적으로 젊어 고령화된 건설업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일 경기 일산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열린 스마트건설 지원센터 2단계 개소식 모습.

업계는 이같은 변화들이 또 건설업을 젊게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스마트건설기술의 발전과 이와 관련한 건설 스타트업의 증가가 건설업의 평균 연령을 낮추는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태까지 건설업은 국가와 지역경제를 뒷받침하는 중추적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적폐로 취급되거나 저평가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로 인해 건설업으로 유입되는 젊은 인력의 수는 계속적으로 줄어 건설현장은 점점 고령화됐다.

최근 연구원 ‘건설과 사람’은 ‘2018 건설기술인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서 고령화 현상을 지적했다. 건설기술인의 10명 중 8명이 40대 이상이며, 평균 연령은 48.8세로 고령화가 진행중이라고 분석했으며 “고령화를 막기 위한 30대 건설기술인 이탈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령화가 고령화를 부른다”는 업계 의견도 있다. 서울 소재 A 전문업체 대표는 “현장에 나이든 사람밖에 없어 적응하지 못하고 건설업계를 아예 떠나버리는 젊은 친구들도 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앞으로 변화하는 기술을 빨리 습득·응용할 수 있는 젊은 인력의 가치는 보다 높아질 것이고, 이들에 대한 대우까지 더 좋아진다면 젊은 인력들은 건설현장을 찾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건설 스타트업의 평균 연령을 보면 상당히 젊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운영중인 스마트건설 지원센터에는 올해 6월 기준 총 21개 건설 스타트업 회사가 입주해 있는데, 60%가 넘는 13개사의 대표가 40대 이하다. 20대도 2명이 있다. 고령화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이들은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지고 창업했고, 실제 시공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공사기간 단축과 공사비 절감을 이끌며 건설업이 직면한 낮은 생산성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같은 변화에 대한 기존 업체들의 우려도 공존한다. 여태까지 다수의 업체들은 공사를 수주한 후 시공하고 재수주하는 방식으로 경영해 왔는데, 기술을 가진 IT, 제조계열 기업들에게 물량을 뺏길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중소 전문건설사 K 대표는 “새로운 기술을 빨리 익히는 젊은 기업들만 살아나고, 기술 분야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중소업체들은 결국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정부는 이같은 업계 부담을 덜기 위해 전문인력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부는 작년 10월 발표한 ‘스마트 건설기술 로드맵’에서 앞으로 건설기술자 교육훈련 기관에 전문 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스마트건설기술 교육과정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건설기술교육원이 운영중인 ‘BIM 전문인력 양성과정’을 ‘스마트 건설기술 전문인력 양성과정’으로 확대 개편할 예정이다.

또 교육부 주도로 각 대학이 스마트 건설 인재를 배출할 수 있는 교육을 시행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며, 고용노동부는 건설기술자 교육기관에 재정을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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