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동서남북 막힘없는 자전거도로 만들겠다”
한강 교량 등 구조물 개선도 추진

서울시가 서울 시내에서 한양도성과 여의도 강남을 잇는 ‘자전거 하이웨이(Cycle Rapid Transportation·CRT)’ 구축에 나선다.

중남미를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14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의 ‘시클로비아(Ciclovia)’를 방문해 이같은 자전거 하이웨이를 구축 계획을 밝혔다.

우선 서울시는 자전거만의 전용도로 시설물을 설치한다는 구상이다. 차도를 먼저 확보하고 공간이 남으면 보도를 만드는 방식에서 벗어나 보행과 자전거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지상 구조물과 도로 상부 등의 공간을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항구 위 공간에 만든 코펜하겐의 자전거 고가도로 ‘사이클 스네이크(Cycle Snake)’, 열차 지상역사 상부 공간을 활용해 건설 예정인 런던의 ‘스카이 사이클(Sky Cycle)’과 같이 서울형 자전거 하이웨이를 만들어 사통팔달 자전거 간선망을 구축할 방침이다.

기존의 자전거 도로망은 차도 옆 일부 공간이 할애됐다. 그러나 이번 CRT는 차량, 보행자와 물리적으로 분리된 자전거만을 위한 별도의 전용도로 시설이다. 시는 지상구조물과 도로 상부 등의 공간 활용으로 캐노피형 CRT, 튜브형 CRT, 도심 속 녹지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는 그린카펫 CRT의 형태로 추진한다.

시는 차로 높이였던 가로변 자전거 도로의 경우 추진 중인 녹색교통지역 확대 및 도로공간 재편과 연계해 차도를 축소하고 보도높이로 조성한다. 차로와 물리적으로 분리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도 보장한다.

한강교량을 활용한 테마가 있는 자전거도로망과 5개 생활권 자전거 특화지구도 조성한다. 한강교량 관광 특화 자전거 도로망의 경우 가양대교(서울식물원~하늘공원) 원효대교(여의도공원~용산가족공원) 영동대교(압구정로데오거리~서울숲) 등은 교량, 주변의 관광자원과 연결해 피크닉·나들이에 특화된 자전거도로망으로 구축한다. 자전거도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한강교량과 구조물 개선도 추진된다.

문정, 마곡, 항동, 위례, 고덕강일 5개 도시개발지구는 ‘생활권 자전거 특화지구’로 조성한다. 시는 각종 개발사업과 연계해 총 72㎞에 달하는 자전거도로를 만들고(자전거도로율 40% 이상), 따릉이 대여소도 집중적으로 설치해 주거지-업무시설-지하철역 간 자전거 이용이 편리하도록 만든다.

시는 올해 하반기 3억원을 투입해 타당성 용역을 실시하고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개소·구간별로 구체화해 나갈 예정이다.

‘차 없는 거리’도 전면 확대된다. 시는 지상도로에서만 열리던 ‘선(線)’ 단위 방식에서 ‘면(面)’ 단위로 확대해 관광객·쇼핑객으로 보행 수요가 많은 이태원 관광특구나 남대문 전통시장 등을 ‘차 없는 존(ZONE)’으로 특화 운영을 추진한다. 추후 코엑스 주변 등 강남지역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잠수교, 광진교 등 한강교량도 정례적으로 ‘차 없는 다리’로 운영된다.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차 없는 거리도 신촌 물총축제 등 주요 행사와 연계해 관광 명소화 한다.

박 시장은 “보행친화도시를 넘어 ‘자전거 혁명’으로 불리는 조치를 통해 서울시가 세계 최고의 자전거 천국이 되도록 하겠다. CRT는 전 세계 최초의 브랜드"라며 “자동차로부터 간섭받지 않고 차도와 차로부터 완전히 분리된 안전하고 쾌적한 자전거 도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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