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여름휴가가 무서운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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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여름휴가가 무서운 까닭
  • 남태규 기자
  • 승인 2019.08.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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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여름휴가 반납합니다”

수도권 소재 한 전문건설업체 배 모 부장의 말이다. 배 부장은 “업체 입사 이래 여름휴가를 가본 적이 손에 꼽는다”고 말했다. 비교적 동절기보다 공사 물량이 많은 하절기에 자리를 비우기 힘들기 때문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배 부장은 동절기에 주말을 끼워 짧은 휴가를 다녀오는 게 일상이 됐다.

또 다른 수도권 소재 한 전문건설업체 김모 대표는 “여름휴가 기간이 무섭다”고 말했다. 휴가까지 반납하고 일하는 직원들에게 상여금이라도 챙겨줘야 하지만 건설경기가 어려워 직원들을 챙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장을 4~5개씩 돌려도 실제 전문업체에 남는 이익이 거의 없다고 김 대표는 토로했다. 업체 유지를 위해 일은 하지만 이익이 나는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최근 전문건설업체들 사정은 대표, 직원 할 것 없이 녹록치 않다.

하지만 이같은 사정을 모를 리 없는 노조는 한창 공사가 바쁜 하절기 시즌에도 이익을 챙기기 위한 전쟁에 여념이 없다. 한해 중 가장 바쁘게 공사를 해야 할 시즌에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 일급 1만원(4.8%) 인상이라는 무리한 요구를 이어가며 인건비 인상을 위한 투쟁에만 혈안이 돼 있다.

특히 오는 21일에는 임단협에서의 요구조건 수용을 위해 결의대회를, 내달 2일에는 상경투쟁 등을 예고하고 있어 전문건설업체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공사를 해도 이익이 안 남아 휴가를 반납하고 일하는 직원들조차 챙겨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조건을 수용하긴 힘들 것이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상생’이 필요한 시점이다. 상생은 ‘둘 이상이 서로 북돋우며 다 같이 잘 살아감’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건설경기가 어려운 만큼 노조도 무조건적인 투쟁보다는 상생을 위한 전향적인 자세로 협상에 나서야 할 때다.

[남태규 기자] news8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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