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부여 ‘백마강’
부소산성은 세계문화유산 등재
정림사지·능산리고분군 등
백제 유적 즐비 ‘고도 여행’

◇낙화암에서 바라보는 백마강
◇낙화암에서 바라보는 백마강

<탁류>의 작가 채만식은 백마강을 ‘금강의 색동’, ‘여자로 치면 흐린 세태에 찌들지 않은 처녀 적’이라고 표현했다. 금강 줄기에서 가장 맑고 빼어난 풍광을 지녔다는 의미일 테다.

이러한 백마강을 끼고 있는 부여를 처연한 백제의 마지막 수도로만 해석한다면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감상하기 어렵다. 시들기 직전의 꽃이 가장 화려한 것처럼 부여에 남은 백제의 흔적은 여전히 곱고 눈부시다.

부소산성은 입구의 관북리유적과 함께 백제역사유적지구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백제가 538년 지금의 부여인 사비로 수도를 옮겼을 때, 이 지역에 왕궁을 짓고 123년의 찬란한 역사를 꽃피웠기 때문이다. 

부소산은 전체적으로 경사가 완만하고 숲이 우거져 햇살이 뜨거운 한낮만 아니라면 여름에도 산책을 즐기기 좋다. 

낙화암으로 방향을 잡아보니 짙은 그늘과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 덕분에 걷는 내내 쾌적하다. 낙화암 정상엔 백화정이라는 정자가 있는데 꽃 화(花)자를 쓴다.

낙화암에서 몸을 던진 궁녀들을 추모하기 위해 지은 정자로 이곳에서 바라보는 백마강 전경이 덧없이 아름답다. 강가 절벽에 자리한 고란사 또한 삼천궁녀의 넋을 위로하려 지은 사찰이라 전해진다.

부소산성이 사비백제의 공간적 이해를 돕는다면 정림사지와 국립부여박물관, 능산리고분군은 문화예술을 집약적으로 볼 수 있는 여행지다. 

특히 정림사지 내에 자리한 오층석탑은 우리나라 최초의 석탑인 미륵사지석탑과 함께 탑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마다 빠지지 않을 만큼 중요한 문화재다.

이들은 목탑의 양식을 석재로 충실하게 구현함으로써 우리나라 석탑 발전사 파악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웅장하면서도 단아한 백제의 멋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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