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한 공사서 ‘노무공량 빼돌리기’ 신종 갑질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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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한 공사서 ‘노무공량 빼돌리기’ 신종 갑질 성행
  • 남태규 기자
  • 승인 2019.08.1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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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사, 노무비 차액 챙기려 노무공량 30~40% 줄여 지급

물량 항목을 축소해 이득을 챙기는 갑질을 넘어 최근 공사 참여 근로자 숫자를 조작해 협력업체 이익을 부당하게 가로채는 종합건설업체의 노무공량 갑질이 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물량이나 인력 등을 상대적으로 원도급업체가 자유롭게 주무를 수 있는 턴키방식 발주공사이면서 미군기지의 통신공사나 정유사 변전소공사 등 하도급업체에게 생소한 현장에서 이같은 갑질이 주로 이뤄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종합건설업체들이 노무공량을 30~40%가량 축소한 ‘불량 내역서’를 하도급 협력업체에게 지급해 피해를 입히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노무공량은 공사 참여 근로자 수를 뜻하는 개념으로 현장에서 사용되는 용어다.

업체들은 “아파트공사였다면 대번에 알아차렸겠지만 생소한 공사다 보니 공사금액이나 물량 등을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부족한데 덜컥 계약한 게 문제가 됐다”며 “하지만 정부가 정해둔 표준품셈에 따라 결정되는 노무공량을 빼돌렸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단기간에 이뤄지는 현행 하도급계약의 약점을 악용, 사전에 파악이 힘든 노무공량을 대폭 축소해 계약을 유도한 후 이를 일찍 알아채기 힘들게 초반에 기성을 몰아주는 등 철저하게 계획된 갑질이었다는 게 업체들 설명이다.

보통 짧으면 2~3개월, 길면 6개월 단위로도 기성을 받는 하도급업체 입장에서는 이처럼 초반부에 기성을 몰아줄 경우 노무공량을 축소한 사실을 파악하기 힘들어 피해가 누적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노임을 이용한 갑질에 업체들이 쉽게 당하는 이유는 그간 관례적으로 발주자에게 받은 노무공량을 깎고 주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라며 업체들의 주의를 요구했다.

이와 같은 문제제기에 대해 가해업체로 지목된 한 종합업체 관계자는 “현장설명회에서 노무공량 조절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 법적으로 책임질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국감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제기된 사례가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지상욱 의원(바른미래당, 서울 중구성동구을)은 GS건설 임병용 사장에게 “발주자로부터 받은 물량(노무공량)을 축소해 하도급업체에게 줘 을의 피해를 유발했다”며 질책한 바 있다.

하도급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건설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이와 유사한 갑질이 더 성행할까 염려된다”며 “정부 차원의 대안 마련은 물론 공공공사의 경우 발주자의 적극적인 원도급사 관리 등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남태규 기자] news8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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