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정연 리포트

정부는 8월29일 총 513조원 규모의 2020년 예산안을 발표했다. 이 중 SOC예산은 올해 19조8000억원보다 12.9% 많은 22조3000억원으로 책정해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SOC예산은 2019년에 이어 2년 연속 증가했으며, 정부가 작년 발표한 중기 재정운용계획보다 4조3000억원이 많다.

2020년 SOC예산안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균형발전, 노후시설물 유지보수, 재해·재난대응, 광역교통망 확충, 건설 혁신성장 등의 투자 확대에 방점이 찍혔다.

2020년 SOC예산 증가는 사실상 예견된 사안이었다. 2019년 들어서만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생활SOC 투자, 노후인프라 투자 등 100조원 이상의 인프라 투자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또한 건설경기 활력 제고 측면에서도 정부부문의 역할 확대가 필요했다. 건설수주의 경우 2017년부터 민간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건설투자 역시 2018년 4.3%, 2019년 상반기 5.1% 줄어들면서 건설경기 침체신호가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경제는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경제보복, 성장률 저하 등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 이러한 엄중한 상황에서 산업연관효과와 고용창출효과가 분명한 SOC예산을 확대한 것은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시의적절한 조치로 보인다.

다만 다음 몇 가지 사항을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첫째, 예산집행의 신속성이 요구된다. 최근 선행지표와 동행지표의 시차가 확대되고 있다. 이는 수주증가가 기성으로 이어지는데 시간이 오래 소요됨을 의미한다. 그 결과 건설업체가 느끼는 체감경기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둘째, 지방 건설경기 침체가 심각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정투입을 더욱 늘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노후시설물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에 투자 확대가 필수적이다.

건설산업은 국가적 경제위기 때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며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저성장이 고착화돼 가고, 불확실성이 가득한 지금 건설업의 긍정적 역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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