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에서의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의 조정 결렬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밖으론 ‘외국인 불법고용 근절’을 외치면서도 속내는 임금인상이나 노조원 채용을 요구하는 기존의 투쟁방식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광주전남건설지부 이진영 조합원은 19일부터 이틀째 광주 중흥건설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점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 곳은 타워크레인 월례비 문제 해결과 해당지역 임단협 협상에 나서고 있는 대양건설산업㈜(대표 김양록)의 현장이다.

건설노조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타워 점거는 “건설근로자들의 고용안정과 임단협 쟁취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과 시민단체를 향해 건설근로자들이 일한 만큼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건설노조는 △건설사의 외국인 불법고용으로 지역민 고용이 후퇴하고 있는 점 △불법다단계하도급이 만연하고 근로자 쥐어짜기로만 이윤을 남기는 점 △단체협약을 후퇴시키는 임단협 진행 등을 타워 점거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전문건설업계에선 이같은 문제 제기가 매우 자의적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우선, 20일 전국 철콘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양록 대표는 ‘전국 철콘연합회 총회 및 간담회’에서 “그동안 민주노총 조합원을 거의 100% 고용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지역민 고용을 외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불법 다단계하도급은 단지 전문건설사만의 문제로 봐서는 안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일부지역에선 민주노총 조합원들도 스스로 비판하는 ‘불법 다단계’ 고용을 수용하고 있고, 본조에서는 이를 모른 체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측이 단체협약의 노동조건을 후퇴시킨다는 노조 주장 역시 근거가 부족하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협상조건이 개악인지 노조는 설명하지 않았지만, 16일 중노위에서 사측은 임금동결에서 한 발짝 물러나 5000원의 임금인상안을 제안한 바 있다. 오히려 노조가 2만원 인상에서 한 치도 움직이지 않았다.

전문업계에선 민노의 파업‧태업 등 행위는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그 공격 대상이 김양록 회장이었다는 점에서 비판 여론이 높다. 김 회장은 타워 월례비 근절에 대해 업계 내에서도 가장 강경파에 속하고 현재도 전국 모든 업체에게 조종사를 상대로 한 소송전에 참여할 것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때문에 임단협 문제 외에도 타워크레인 월례비 근절에 대한 노조의 반발이 이번 타워 점거에 녹아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한편, 건설업계는 노조의 파업시계에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노조는 26일까지로 예정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마치고 실제 파업에 들어갈 수는 있지만, ‘출구(임금인상)’가 안보이는 파업을 시작하기 어려운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까지 사측은 내부적으로도 임금인상 논의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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