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의원 - 공공공사 저가발주 피해자는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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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의원 - 공공공사 저가발주 피해자는 ‘국민’
  • 정성호 국회의원
  • 승인 2019.09.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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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말이 안 됩니다. 그야말로 국가 재정 손실이 되고요. 사업자들한테 그냥 돈 안겨주는 거라...”

지난 3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위의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개정안 심사 때 재정당국자가 한 발언이다. 저가투찰 방지로 공사품질을 개선하고 건설노동자 안전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재정 손실’ 논리에 막히고 만 것이다. 개정안이 제안된 배경은 공공발주 공사에 적정공사비를 보장해 적자수주-부실시공-안전사고의 고리를 끊고자 하는 취지다. 국민안전이 강조되고 건설현장 추락사고가 사회적 이슈가 되는 상황에서도, 기재부의 예산낭비 ‘철옹성’은 막강했다.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가 있다. 자살, 교통사고, 산재 사망자수를 줄이겠다는 문재인정부의 대표 국정과제다. 여기서 유독 예방효과가 뚜렷하지 못한 한 분야가 있다. 바로 산재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산재사망률이 최고로, 작년엔 총 2142명이 산재로 사망했다. 범정부 차원의 특단 대책은 계속 마련되고 있다. 지난해엔 故김용균씨 사고를 계기로 산업안전보건법이 28년만에 전면 개정됐고, 최근에는 정부가 향후 5년간 재난·안전사고 사망자를 40%까지 줄이기로 목표까지 세웠다.

하지만 원청사 책임 강화만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정부의 대책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현장 사고를 줄이기 위한 근본대책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 산재 사망의 절반 수준은 건설업에서 발생한다. 사고유형으로는 추락이 가장 많다. 불량비계, 불안정 사다리, 안전난간 미비 등과 같은 허술하게 설치된 구조물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정부에서도 추락방지 시설을 제대로 갖출 것을 강조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고용노동부가 시스템 비계비용을 지원하기로 하고 예산까지 대폭 늘렸다. 그러나 업계는 미봉책 수준의 지원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건설사고 근본원인은 저가수주 때문”이라며, 원가이하 저가입찰이 열악한 공사환경을 불러 온다는 것이다.

이는 본 의원이 지난해 11월 공공발주 공사계약에서 순공사원가 미만의 낙찰을 방지토록 하는 ‘국가계약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한 이유이기도 하다. 적정공사비 투입으로 건설현장의 안전을 제고하고 나아가 건설근로자 임금체불, 하도급 공사비 부족 등 건설업계의 해묵은 과제들이 해결될 것이란 기대가 컸다.

실제 공공공사 산재다발현장 조사에 따르면, 최저가 낙찰제 현장의 산재발생비율이 일반 현장의 14배 이상이란 결과도 있다.

이러한 시대적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공공발주 공사 관련 국회 법안심사 과정은 생각보다 순탄치 않았다. 우선 기재부가 난색을 표했다. 건설업체가 혁신적 기술개발과 원가 절감 노력을 하면 공사가격을 충분히 낮출 수 있다면서다.

또 업체 간 경쟁으로 낮출 수 있는 공사비를 보장하는 건 과도한 재정낭비라는 주장도 있었다. 개정안을 두고 ‘건설업체에 혈세 퍼주기’ 라는 시민단체의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사실 정부가 공사비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안 한 건 아니다. 올 초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기존 300억 원이었던 종심제 적용대상을 100억 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세부공종에 대한 단기심사 감점기준을 강화하기로 한 ‘국가계약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고용부도 건설 산재를 낮추는 근본적 대책으로 적정공사비 반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100억 미만 공사에는 순공사원가의 98% 낙찰배제를 도입하는 내용으로 본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도 국회 기재위를 통과해 법사위로 넘어왔다. 오랫동안 허공만 맴돌았던 ‘공사비 현실화’ 문제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단 평가가 나온다.

우리 사회에는 언젠가부터 ‘제 값 주고 사면 호갱’ 이라는 말이 상식처럼 통한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문화가 확산되면서다. 그러나 시장엔 또 다른 ‘원리’가 있다. 판매자는 어떻게든 수지타산을 맞춘다는 것, 밑지는 장사는 없다는 바로 그 원리다. 정부가 지나친 가성비 쇼핑을 하는 그 때, 건설사는 공사비를 아끼고, 국민 안전엔 빨간불이 켜진다. 국민의 생명 보호보다 우선시 되는 건 없다. 더군다나 우리 정부와 여당은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분야엔 더욱 재정의 곳간을 풀자고 한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가. 국회가 세비만 축내며 입법부의 기본소임을 망각하고 있다는 국민적 비난이 따갑다. 여야합의로 조속히 처리되기를 기대해본다. /더불어민주당(법제사법위원회, 경기 양주)

[정성호 국회의원] jsh3535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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