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특집] “노력한 만큼 전문가 될 수 있어 보람… 3D 편견엔 안타깝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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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특집] “노력한 만큼 전문가 될 수 있어 보람… 3D 편견엔 안타깝죠”
  • 이창훈 기자
  • 승인 2019.11.11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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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사람들이 전하는 전문건설 - 도전하는 젊은 건설인들

고령화가 진행 중인 건설현장을 바라보는 전문건설업체의 고민이 깊다. 실무를 배우며 성장해 미래 건설현장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할 청년층의 진입이 매년 줄고 있기 때문이다. 그 원인을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청년들에게 돌리는 목소리도 있지만, 청년들은 이같은 시선이 달갑지 않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자신의 발전 가능성을 고민하고 결정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현장에서 자신의 삶을 개척하며 도전하고 있는 젊은 건설인 4명을 만나 건설업에 대해 묻고, 그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지난달 ‘연구원 건설과 사람’이 발표한 ‘2019년 상반기 건설기술인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50대 이상 고령 기술인은 전체의 43.3%를 차지하고 있다. 기술인의 연령별 구성비를 봐도 젊은 층의 감소세를 볼 수 있다. 상반기 기준 등급을 보유한 건설기술인 75만5577명 중 20대 구성비율은 2.6%, 30대는 17.1%에 불과하다. 5년 전인 2.9%, 29.5%와 비교해 많이 줄었다. 연구원은 젊은 기술인의 ‘탈(脫)건설’ 현상이 고령화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아가면서 미래를 그려가는 젊은 건설인들이 있다. 이들의 건설업 진입 경로는 다양하다.

대표적인 경로는 특성화고등학교 또는 대학교의 건설관련 학과 졸업 후 취업하는 것이다. 박성민 씨과 최복재 씨는 이 경로를 통해 건설현장으로 왔다.

박성민 씨는 특성화고등학교에서 목공, 실내건축, 캐드 기능사를 따면서 취업을 준비했고, 올해 3월 졸업하면서 경기 성남지역의 한 시공팀에 들어갔다. 박 씨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작년 추진한 ‘LH 소명터(작은 명장들의 키움터)’에서 인연을 맺은 명장의 소개로 건설현장에 들어왔다.

최복재 씨도 특성화고 졸업생이다. 특성화고 학생들은 졸업하기 전 건설사에서 실습교육을 받는데, 최 씨는 실습교육 후 건설회사에 취업했다. 현재는 보미건설로 소속이 바뀌었으며 병역특례 혜택을 받고 있다. 그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5년차 현장 경력을 가진 젊은 건설인이다.

이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고등학교에서부터 건설현장 취업을 목표로 달려왔기 때문이다. 박 씨는 “활동적인 것을 선호하는 적성에 맞다”면서 “일한 만큼 돈을 받을 수 있고, 용돈을 받아가면서 진로를 정하지 못한 또래 친구들과 비교해 보면 상당히 앞서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모님의 영향으로 건설인이 된 케이스도 있다. 예술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박아네스 씨는 25세 때 취업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부모님으로부터 조경공사업 가업승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조경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평소 ‘기술을 가져야 먹고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미래를 고민했던 박 대표는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지금은 회사에서 전반적인 현장관리, 재무관리, 직원 보험관리 등 경영지원 업무를 배우고 있으며, 일이 익숙해지면 현장으로 분야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민지호 씨도 조경 분야 건설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전공은 식물산업공학으로 졸업 후 비료개발 연구소에 취직을 했었지만, 지금은 아버지가 운영 중인 한국조경개발에서 조경인의 길을 걷고 있다.

◇끊임없는 자기계발…누구보다 치열하게=젊은 건설인들은 자신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그리고 그 고민은 새로운 학습으로 이어진다. 나만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밤낮의 구분은 없다.

대학원은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좋은 방안 중 하나다. 경영학을 전공한 박아네스 씨는 최근 조경학 석사 논문을 준비하고 있어 눈코 뜰 새 없다. 조경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기사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한 학력 자격을 갖추기 위해 지난 2017년 9월부터 산업대학원에 등록해 직장과 학업을 병행 중이다.

박 씨는 “부족한 기초 지식을 보완하기 위해 대학원에서 배운 이론을 바탕으로 역량을 쌓고, 기사 자격증을 취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학원 과정에서 만나는 업계 동료들도 박 씨에게는 소중한 자산이다.

민지호 씨는 경영학 석사를 취득한 후, 이어 조경학 석사 과정도 밟고 있다. 낮에는 회사일에, 밤에는 학업에 지칠 법도 하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최복재 씨도 올해 말부터 기사자격 취득 준비에 들어간다. 여태까지는 학력 요건이 맞지 않아 시험에 응시할 수 없었으나, 내년부터는 경력으로 학력요건을 대체할 수 있게 된다. 최 씨는 “현장에서 보고 배운 것을 기초로 틈틈이 준비해 한방에 기사자격을 취득할 것”이라면서 “바쁜 시기가 지나면 본격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답했다.

◇이대로 괜찮을까? 사라지지 않는 불안함=건설업에 뛰어 들어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지만 이들에게 확신은 없다. “젊은 사람들이 건설현장을 기피한다는데, 역행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실제로 같은 나이 또래에 건설업 종사자는 찾기 힘들다. 박성민 씨는 올해 초 건설현장에서 일하면서 자신의 고민을 털어 놓을 상대가 없다는 사실에 무기력감을 느꼈다. 같은 팀의 20~30대는 말이 안 통하는 외국인근로자 뿐이고, 나이가 많은 선배들이 많아 적응하는 데 힘들었다고 한다. 일찍이 건설업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고등학교 동문들이 부러운 적도 있었다.

민지호 씨도 요즘 들어 ‘탈건’ 현상을 몸소 느끼고 있다. 회사에 있던 젊은 사람들이 계속 빠져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공무원 시험 준비를 시작하거나 조건이 좋은 종합건설업체로 가기도 하며, 아예 건설업을 떠나기도 한다. 건설업에 패기 있게 뛰어들었지만, 30대 들어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면서 실질적인 고민 끝에 그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박아네스 씨도 건설업의 현실을 뒤늦게 깨닫고 있다. 젊은 건설인을 채용하기 위해 산업대학원 교수를 만나 인재 추천을 요청했지만, 교수로부터 “현장을 가려는 학생을 찾기 힘들다”는 대답을 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당 학과 학생들의 절반은 건설사 취업보다는 임업직, 조경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건설업 왜 꺼릴까?=건설업을 기피하거나 떠나는 대표적인 이유는 ‘오지생활’과 ‘이른 출근, 늦은 퇴근’이다. 박성민 씨는 올 3월 처음으로 배치받은 강원도 강릉현장에서 가장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박 씨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작업을 시작하고 저녁에 숙소에 오면 잠을 자기 바빴다”면서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 포기할까도 고민했다”고 말했다.

최복재 씨도 마찬가지다. 최 씨는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이 고됐다”라면서 “지금은 적응한 상태지만 버티지 못한 친구들은 그만두기도 했다”고 밝혔다.

건설업을 단지 힘들기만 한 직종으로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도 문제다. 박아네스 씨는 요즘 유행하는 유튜브 채널 ‘장성규의 워크맨’에서 건설업을 ‘육체노동의 끝판왕 건설현장직’으로 표현하는 것을 보고 느낌이 묘했다고 한다. 박 대표는 “가족과 함께 드라마를 볼 때에도 건설 분야는 그저 ‘힘든 직종’으로 표현되고 있는데 이런 부분도 건설업의 진입을 막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고민은 ‘군 문제’=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의 공통적인 고민은 ‘군 입대 문제’다.
박성민 씨는 졸업과 동시에 현장근무를 하면서 기술을 배우고 싶었지만, 군 문제가 기술 전수에 발목을 잡는 거 같아 고민이다. 박 씨는 “보통 시공팀에서 4~5년간 막내생활을 하면서 기술을 전수 받는다고 하는데, 군 입대를 위해 나갈 사람이다 싶으면 잘 알려주지 않기도 한다”고 말했다. 미필자를 꺼리는 문화에 적잖이 당황했다고 한다.

이와 반대로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 중인 최복재 씨는 건설현장에서 경력을 쌓고 있다. 만족도는 매우 높다. 최 씨는 “아직 진로를 찾지 못한 또래들과 비교하면 몇 걸음 앞서 나가는 것”이라며 “건설업에 특성화고 학생들을 유입시키기 위한 매우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답했다.

[이창훈 기자] smart901@kos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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