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역량은 남과 다른 본인만의 경쟁력이다. 한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이들은 전문가라고 불린다. 특히 건설 분야에서 명장 자리에 오른 인물들은 그들의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해 산업 전반을 발전시키기도 한다. 이상적인 산업 현장의 모습이다.

그런데 최근 특성화 고등학교 졸업생의 현장 적응기를 취재하면서 기술 전수 과정에서 ‘군 미필 건설인’이 느끼는 현실의 벽을 볼 수 있었다.

특성화고를 졸업한 A씨는 졸업과 동시에 건설현장에 뛰어들어 한 시공팀에 들어갔다. 선배들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건설기술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나름의 계획이 있었다. 건설업의 그 투박하고 거친 문화에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은 일한 만큼의 대가도 쏠쏠해 할 만하다고 했다.

한 가지 고민은 ‘병역 문제’다. 단지 군대를 가야 하기 때문에 생기는 고민이 아니다. A씨는 ‘군대 갈 사람=곧 나갈 사람’이라는 보이지 않는 딱지가 붙어 있어 잡일만 하게 되면서부터 무기력함을 느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걱정이 많아진다. 고등학교 실습 때 배운 기술들이 점점 머릿속에서 잊혀지고 있다고 한다. 군대 2년 동안에도 경력 단절이 생기면 전역 후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한다. 

결국 “군에서 다른 분야에 도전할 준비를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같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업계 자체적으로 장기적 관점에서의 고민이 필요한 순간이다. 기술 역량을 키워주고 전역 후 취업을 보장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혹자는 젊은 건설인이 현장에 없는 이유를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 한다’며 젊은이들에게 등을 돌린다. 하지만 그들도 냉정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오히려 건설현장에 존재하는 ‘당연한 문화’들이 젊은 건설인들을 내쫓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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