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효율성은 사전적으로 어떤 의사 결정 또는 생산 활동에 소요되는 비용과 이로 인해 얻어지는 효용의 경제성을 가리키는 말이다.

선진국의 경우에는 근로자의 안전을 무한의 가치를 지닌 효용으로 간주해 아예 비용효율성을 실현시키는 전제조건으로 인식하고 있다. 즉, 안전제일주의와 비용효율성을 서로 연계된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선진국 건설공사의 비용효율성은 건설근로자의 안전이 확보된 상태 하에서 빠르고 저렴한 값으로 우수한 품질의 SOC 시설과 건축물을 생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선진국의 발주자, 원도급자 또는 하도급자는 건설근로자의 안전이 위협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건설공사의 비용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우리가 추구하는 건설공사의 비용효율성 개념은 본연의 것과 상이한 점이 많다. 건설근로자의 안전을 규제에 의해 불가피하게 확보해야 할 요소로 인식하고 비용효용성과 무관한 별개의 요소로 고려하고 있다. 즉, 건설 근로자의 안전을 비용효율성의 필요조건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건설공사의 비용효율성을 빠르고 저렴한 값으로 우수한 품질의 SOC 시설과 건축물을 생산하는 것으로만 협소하게 정의하고 있다.

이로 인해 건설근로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무리한 공기단축, 저임금 비숙련공 투입, 작업 팀 축소, 부식된 가설재의 재사용 등과 같은 잘못된 비용효율성 추구행위는 우리 건설현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이 됐다. 이와 같은 현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사망사고 절반 줄이기는 한낱 꿈에 불과할 것이 분명하다. 오히려 산업화 과정의 유물인 건설 근로자 안전 경시풍조가 지금보다 더 만연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사망사고 절반 줄이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건설 풍토에 깊게 뿌리 박혀 있는 잘못된 비용효율성 개념을 재정립해야 한다. 단순히 빠르고 저렴한 값으로 우수한 품질의 SOC 시설과 건축물을 생산하는 것에서 벗어나 건설 근로자의 안전도 더불어 확보할 수 있도록 말이다. 이와 같은 건설풍토가 조성돼야만 우리의 건설안전의 미래는 밝아질 수 있을 것이다. 

안전은 요행이나 대충이라는 나무에서 결코 꽃이 피지 않는 곧은 식물과 같으므로, 야생에서 자라는 나무처럼 가만히 내버려 두어도 시간이 지나면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종류와는 다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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