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분기 실질 GDP(잠정치)’ 발표
“올해 2.0% 성장 ‘불투명’”…3분기 건설투자 6.0%↓ “건물·토목건설 모두 줄어”

지난 3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가 0.4%를 기록해 연간 2%대 성장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우리나라의 포괄적인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디플레이터’는 사상 처음 4분기째 마이너스로 관련 통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편 저성장·저물가 기조가 짙어지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19년 3분기 실질 GDP(잠정치)’에 따르면 3분기 실질 GDP는 전기대비 0.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마지막 달의 일부 실적치가 반영되면서 건설투자는 0.8%포인트(p) 하향 조정됐으나 수출은 0.5%p, 민간소비는 0.1%p 상향조정됐다.

3분기 우리나라 경제는 내수 위축이 두드러졌다. GDP에 대한 지출항목별로 보면 건물·토목건설이 모두 줄어든 영향으로 건설투자는 6.0%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6.0%) 이후 최저치다. 설비투자도 0.6% 증가에 그쳤다.

수출은 반도체·자동차 수출물량 개선 등으로 4.6% 증가했다. 반면 정부소비는 2분기 2.2%에서 3분기 1.4%로 큰 폭 둔화했다.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의 성장 기여도는 2분기 1.2%p에서 0.2%p로 낮아졌다.

올해 2.0% 성장률 달성 여부는 정부의 재정 집행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많다. 뚜렷한 수출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다 투자와 소비 부진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막바지 재정을 쏟아붓고 있는 정부가 성장률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연간 2.0%의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남은 4분기 성장률이 0.93~1.30%가 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정부와 한은을 제외한 민간에서는 사실상 올해 2%대 성장은 물건너 간 것으로 보고 있다. 노무라(1.9%), 바클레이스(1.9%), 골드만삭스(1.9%), 모건스탠리(1.8%), 씨티그룹(1.8%), 한국경제연구원(1.9%), LG경제연구원(1.8%) 등 해외 주요 투자은행(IB)과 경제 연구기관들은 일제히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1%대 후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상태다.

이환석 한은 조사국장도 지난달 29일 한은의 경제전망 발표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만약 정부의 재정집행 실적이 (한은이) 전망치에 반영한 정도에 미치지 못한다면 2% 성장에 대한 하방리스크는 커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저물가 흐름도 이어졌다. 국내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 가격을 반영하는 물가지수인 GDP디플레이터는 전년동기대비 1.6%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4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이다. GDP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것으로 국민소득에 영향을 주는 가계소비, 수출, 투자, 정부지출 등 모든 경제활동을 반영한 종합적 물가지수다.

GDP디플레이터가 4분기째 마이너스를 지속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GDP디플레이터 -1.6%는 한은이 관련 통계(2015년 기준)를 집계한 2000년 1분기 이후 역대 최저치이다. 구계열(2010년 기준년) 기준으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9년 2분기(-2.7%) 이후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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