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지난 18일 파업에 돌입하자 최준영 기아자동차 대표이사는 담화문을 통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호소했다. 특히 “위기에 휩싸인 업계의 현실을 직시하고, 소모적 습관성 투쟁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날카로운 비판도 가했다.

최준영 대표는 담화문에서 “대표로서 더 참담한 것은 이번 과정에서 그동안 쌓인 우리 노사의 왜곡된 관행들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기 때문”이라며 “현장에선 논리도, 명분도 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에만 앞장섰다. 도대체 이게 무슨 계산법이냐”고 따져 물었다.

노조가 기로에 선 업계의 처지를 되돌아봐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그는 “세계 완성차업체들이 미래차 시대에 대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비상한 각오로 경쟁력을 키우고 수익성을 높여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고객과 국민의 비난을 받는 회사와 노조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며 “직원들이 부디 현명한 결단을 내려달라”며 교섭에서 끝까지 원칙을 지키겠다는 단호함도 보였다. 노조를 달래기 위해 돈을 더 얹어주는 등 방식을 쓰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최 대표의 호소와 비판을 담은 담화문은 건설 현장의 현실과도 매우 맞닿아 있다고 느껴진다. 전국 각지의 건설노조가 최악의 건설 불황이라는 현실을 외면한 채 일자리를 요구하며 소모적 투쟁을 불사하고 있는 탓이다. 무리한 임금인상도 매해 반복되는 요구다.

더불어 건설노조도 현실을 직시하고 소모적 투쟁을 멈춰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건설사들이 최준영 대표의 원칙주의를 배워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노조를 달래기 위해 각종 부당한 임금을 내놓거나, 불합리한 관행과 강요에 굴복하는 자세를 버려야 건설 현장이 바로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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