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 수주만 관심두면 미래 대비 차질”

사단법인 한국산업경쟁력연구원 박상규 이사장을 만나 건설산업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박 이사장은 전 건설교통부 건설선진화본부장, 현대건설 고문 등을 역임하며 건설업의 민관 부문을 두루 경험했다.

박상규 이사장은 “자동차 업계가 IT기업들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가능성에 큰 우려를 하고 있는 것처럼 건설산업도 마찬가지 상황”이라며 본격적인 AI(인공지능) 시대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또 “벡텔 등 세계적인 건설기업들이 설계, 시공, 운영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힌 반면 우리나라는 제도적 칸막이로 인해 그 같은 방식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시공, 엔지니어링 등의 칸막이를 없애 나가야 경쟁이 생기고 발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AI가 주도할 미래, 걱정조차 없는 건설

박 이사장은 앞으로 건설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기술에 기초한 첨단화를 이뤄내야 하고 신규 시장보다 유지보수 시장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제조업, 서비스업 등 모든 산업이 IT기업에 종속될 가능성이 많다”며 “AI가 설계하고 로봇이 시공하는 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기존 산업을 대체할 핵심 소프트웨어가 주로 선진국의 IT기업에서 보유 또는 개발 중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자동차 업계는 이미 대비를 시작했지만 건설업계는 과연 준비를 하는지 의문”이라며 “대형 건설사조차 미래 변화보다 당장의 수주에만 더 많은 관심을 두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사업자단체 등이라도 나서서 고민을 시작할 때라고 조언했다. 

좀 더 가까운 미래에는 유지보수 시장에 관심을 두자고 조언했다. 박 이사장은 “영국의 건설예산은 신규사업에 30%, 유지보수에 70%가 쓰인다”며 “시설물 리뉴얼이나 업그레이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제시했다. 

◇건설 칸막이 허물기 취지에 공감

박 이사장은 현재 논의가 한창인 건설혁신방안 등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삼갔다. 다만 “건설선진화본부장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는데, 건설업 칸막이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취지와 방향에는 누구나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BIM 등 새 기술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음에도 건설기업들이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시스템의 문제도 있지만 경쟁이 치열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칸막이를 줄여 경쟁을 늘리고 이를 통해 생존을 위한 노력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후배 건설인을 향해 “전공의 칸막이를 뛰어넘어 IT 기술을 갖추고 동시에 엔지니어링 마인드를 갖춘 인재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AI가 주도하는 세상에선 개별분야 전문가보다 융·복합 지식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건설인 소통 창구 늘리자

박 이사장은 정부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현장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탁금지법 시행, 세종청사 이전 등으로 공무원들과 산업현장 간 소통이 줄어드는 게 염려된다”며 “공무원은 현장에서 정책이 나와야 한다는 점을 새겨야 하고, 전문건설협회 등 업계에선 세종사무소를 설치해 공식적인 만남의 기회를 늘리려는 노력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 경력 
전) 건설교통부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 개발계획국장 
전) 건설교통부 신도시기획단장 
전) 건설교통부 건설선진화본부장 
전) 국토해양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 
전) 대한건설협회 상근부회장 
전) ㈜삼표 고문 
전) 현대건설 고문
현) (사)한국산업경쟁력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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