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사 애로 풀어줄 국회 역할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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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사 애로 풀어줄 국회 역할 중요”
  • 남태규 기자
  • 승인 2020.01.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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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하도급 권익 향상 앞장선 김병욱 국회의원(경기 성남시분당구을)

지난해 전문건설업계에서는 추가공사비 발생 시 하도급사가 원도급사에 증액분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한 하도급법 개정과 서면실태조사 방식 개선이라는 굵직한 현안 두 가지가 해결됐다. 그 이슈의 중심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있었다. 전문건설업계의 숙원과제를 담은 하도급법 개정안이 올해 5월부터 시행된다. 이 외에도 많은 하도급업계 현안 해결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 김 의원을 만나 법안 발의 배경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2019년 하도급업계를 위해 많은 일을 하셨습니다. 업계를 위해 추진한 업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을 꼽으신다면?

20대 국회 하반기 정무위원회로 상임위를 옮긴 지 얼마 되지 않아 하도급업체의 대표가 분신해 자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아무리 어려워도 직원들 월급은 꼭 챙겼습니다. 사장님도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얼마나 억울하고 분했으면 6명의 자녀를 두고 분신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했을까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이를 계기로 국정감사 등에서 하도급 갑질 문제를 전반적으로 짚어나가게 됐습니다.

이후 국정감사에서 우리나라 5대 건설사 중 뒷돈이나 원가후려치기 등 갑질로 유명한 A기업의 잘못을 드러냈고, 재발방지 대책을 받아냈습니다.

또 이 과정에서 하도급벌점제도가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운영해 오지 않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잘못된 업무 관행도 밝혀냈습니다.

A기업의 경우 하도급법 위반으로 최근 3년간 공정위로부터 6.75의 벌점을 받았습니다. 하도급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법위반으로 인한 시정조치 유형에 따라 벌점을 부과 받고 최근 3년간 누적 벌점이 5점을 넘으면 공공입찰이 제한되고 10점을 넘으면 영업정지가 됩니다. 그런데 A기업은 5점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가 없었습니다.

과연 A기업만의 일인지 따져보기 위해 하도급법 위반 벌점내역을 모두 분석해봤습니다. 결과는 하도급법 위반으로 공공입찰 제한 요건이 되는 기업이 수십 개나 됐고 영업정지에 해당하는 기업도 있었습니다. A기업 뿐 아니라 수십 개의 기업이 하도급법 위반으로 공공입찰 참가 자격이 제한되어야 하지만 공정위의 안일한 업무로 인해 제재를 받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관행이 지속되다 보니 하도급 문제가 제대로 해결될 리가 없었습니다.

당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잘못을 인정하고 제도 개선을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기업들도 하도급법 위반으로 벌점을 받게 되면 최고 영업정지까지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생겼고 실제 영업정치 처분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1999년 만들어진 하도급법 위반 벌점제도가 사실상 무용지물에 가까웠는데 이 제도가 영업정지라는 엄청난 제재도 받을 수 있다고 공론화한 것이 기억에 남는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추진했지만 현실적인 제약이나 여러 가지 이유로 법 개정 등에 반영하지 못했거나 못 이뤄서 아쉬웠던 점이 있습니까?

하도급 벌점제의 문제를 지적하고 공정위가 바로 개선안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공정위가 하도급법 위반 벌점 누적으로 입찰참가자격제한 처분을 내려도 조달청과의 협조가 잘되지 않아 실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20년간 사문화된 규정이다 보니 여러 문제들이 드러난 것입니다.

이후 이 부분도 조달청,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시행령 개정으로 공정위 처분이 바로 효력을 미칠 수 있도록 조정했습니다. 한 가지 문제를 끝까지 놓치지 않고 집중하면 과정은 어려울 수 있어도 해결점을 마련되기 마련입니다.

▷하도대 증액청구권이 반영된 하도급법 개정안이 올해 5월부터 시행됩니다. 하도급업계의 숙원 과제였는데, 이 법안을 발의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국회의 핵심 기능은 입법입니다. 국정감사를 통해 정책을 감시하고 예산 편성권을 통해 정부를 압박할 수도 있지만 지속적인 정책은 결국 입법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20대 국회 임기동안 정무위원회 위원으로서 하도급 분야 갑을관계 해소를 위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과제가 무엇인지 고민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하도급업체의 책임이 아닌 부분에 대한 대금 조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 관련 개정안을 발의하게 됐습니다.

예로 건설업의 경우 날씨의 영향이 매우 큰데 당초 계획과 달리 기상 악화로 인해 공사 기간이 길어지면 비용도 추가적으로 늘어나지만 이에 대한 조정 기준이 애매했습니다. 검토해본 결과 날씨로 인한 공기 연장 문제처럼 하도급업체의 책임이 아닌데도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고 생각했고, 원사업자가 하도급업체에 일방적으로 추가 비용을 전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개정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를 통해 하도급사 귀책사유가 없을 경우 추가대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난해 하도급 벌점 경감사유를 정비하기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신 바 있습니다. 이후 공정위를 중심으로 마련된 대중소기업 거래관행 개선대책에 하도급 벌점 경감사유 정비 방안이 담겼습니다. 의원님 역할이 크셨던 것 같은데 관련해 한말씀 해주신다면?

서두에도 말씀드렸지만 하도급 관련 문제에 집중하다보니 사문화된 하도급법 위반 벌점제라는 제도를 알게 됐고 이 제도만 제대로 정착돼도 예방효과가 엄청날 수 있을거라고 판단했습니다.

하도급법 위반으로 벌점이 쌓이면 공공입찰참가자격 제한, 심지어 영업정지가 된다면 절대 함부로 하도급법을 위반하기 어려울거라 판단했고 실제 효과도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국감에서 공정위의 느린 사건처리와 솜방망이 처벌, 원도급사에 유리하도록 돼 있는 서면실태조사 방식 등을 지적하고 이를 개선해 오셨습니다.

공정위에서 매년 하도급 서면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공정위에서 발표하는 하도급 관련 실태조사에서 하도급 갑질이 심각하다거나 문제가 있다는 것을 거의 보질 못했다는 점입니다.

무언가 조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게 돼 하도급 서면실태조사의 방식과 관련 조사를 세밀하게 요구하고 분석했습니다. 원사업자가 제출한 하도급업체가 본인들의 사업자 번호와 상호명, 연락처까지 기재하면서 조사받고 있는데 ‘과연 어떤 업체가 솔직하게 실태조사에 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새로 취임한 조성욱 공정위원장도 이를 공감했고, 개선안을 즉시 만들어서 보고했습니다. 개선이 이뤄진 만큼 하도급 서면실태조사의 정상화는 꽤 의미 있는 정책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의정활동 기간 중 갑질로부터 피해를 입은 하도급업체들을 많이 만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을인 하도급업체들을 보고 느낀 점을 말씀해 주신다면?

억울한 하도급업체 대표들이 의원실로 직접 찾아오거나 이메일을 통해 제보를 많이 해주셨습니다. 너무 억울한데 증거가 명확하지 않거나 대응을 제대로 못하신 분들도 많았고요. 그리고 해당 사안을 공정위에 신고한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그 사이 업체는 큰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국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이들 업체의 억울함을 최대한 객관적인 자료들로 뒷받침하고 공론화 과정을 통해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더 노력해 나갈 생각입니다. 늘 귀 기울이는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새해에도 하도급업계를 위해 많은 일을 해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의정활동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20대 국회가 국민들에게 여러 가지 실망도 안겨드렸지만 저는 나름대로 입법과 국정감사라는 제도를 활용해 정책을 개선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4년간 국회에서 토론회도 100회 이상 개최하기도 했고요. 국민들과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머리를 맞대다 보면 해결책이 보이기도 합니다. 20대 국회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더 열심히 일해 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전문건설업계를 포함한 건설업계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여러모로 힘든 시기이지만 어려움을 딛고 일어설 저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제도들을 하나 하나 개선해나가다 보면 땀 흘린 만큼 보상받는 세상이 반드시 열릴 거라 기대합니다. 여러분들이 땀 흘려 일한 만큼 제대로 보상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남태규 기자] news8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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