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특화기술 개발해 새 시장 창출해야”

고려대학교 공학대학원 박상우 석좌교수는 국토교통부 국토정책국장, 주택토지실장 등을 거친 뒤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을 역임했다. 주택과 도시 건설을 아우르는 정책 전문가로 손꼽히는 박 교수를 만나 건설 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우선 박상우 교수는 건설 산업 발전을 위한 선행 과제로 “수주 단계의 투명성 및 공정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정부와 유관단체를 비롯한 건설업계의 많은 노력을 통해 불공정 관행이 상당히 개선됐지만, 더욱 깨끗한 시장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투명성 제고를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선 “수주 과정이 안면으로, 체면으로 진행된다면 건설업계가 기술개발 등에 투자할 필요가 없게 된다”며 “기술개발이 곧 산업발전인데, ‘인맥 관리 수주’ 자체가 건설 산업 발전의 걸림돌”이라고 설명했다.

◇탁상행정, 또 다른 편법을 만들 뿐

그러면서 박 교수는 발주자와 건설사업자 각각의 역할론을 꺼냈다. 그는 “발주자는 게임의 룰, 즉 계약법 등을 정확히 설정해야 한다”며 “단 규정의 현장 적용성이 중요하다. 탁상행정은 또 다른 편법을 만들 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원도급자 역시 하도급을 줄 때 자신들만의 규칙이나 원칙이 있어야 한다. 가격경쟁만 시킬 것이 아니라, 기술을 요구해야 한다”면서 “하도급자들은 기술이 곧 원가절감이라는 생각으로 자신들만의 무기를 만들 것”을 주문했다. 

◇무한경쟁 시대, C2B 시장 열릴 것

박상우 교수는 업역 개편을 앞둔 시장에 대해 “과거에는 시장이 건설사의 능력을 알 수 없으니, 정부가 대신 업역을 구분해 준 것”이라며 “이제 시장이 스스로 평가할 수 있는 시대가 됐고, 더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업역 개편을 통해 면허를 없애는 것으로 끝나면 혼란이 있을 수 있다”면서 “상세실적관리가 가능한 ‘빅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업역 제도가 해왔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줘야 업역 개편이 연착륙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 그는 C2B(Customer-to-Business) 사업이 향후 건설업계의 새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소비자가 재건축과 같은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업계도 정부 예산만 바라보지 말고 시장 창출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요구했다.

◇모든 문제의 답은 인식개선이 첫걸음

마지막으로 박 교수는 건설 산업이 마주한 모든 문제는 결국 인식의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모두 ‘나만 정도를 걸어도 괜찮을까’ 하는 불안감을 느낀다. 하지만 올바른 인식확산을 위해 참여자 모두가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전문건설사들에 대해서도 “내가 전문건설사를 차린다면 우리만 할 수 있는 기술 하나는 무조건 개발할 것 같다. 모든 전문건설사들이 1사1기술을 보유하길 바란다. 이후 세부실적관리를 통해 다음 수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 경력 
전)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전) 건설주택포럼 회장 
전)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원장 
현) 고려대 공학대학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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