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우리경제 전반의 활력이 저하되고 있다. 중국은 수출·입 비중, 산업연관성, 지리적 위치 등에 있어 우리나라와 밀접하며, 주요 소비재 공급망이라는 측면에서 파급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부 제조업의 경우 중국으로부터 부품 조달에 차질이 발생해 공장가동을 멈추고 있으며, 소비활동이 위축되면서 전반적인 산업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건설업 역시 이번 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자재, 인력 등 생산요소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건설투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어려움이 큰 상황에서 연초부터 또 다른 악재를 만나고 말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건설업 자재시장은 전체 건설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1.5%로 그 규모가 114조원에 이른다. 목재, 석재, 골재, 철강재 등 그 종류가 다양하며, 가공자재까지 합하면 그 수가 수백, 수천 개에 달한다. 건설자재 중 중국산 비중은 품목마다 차이는 있으나, 전체적으로 15∼20%가량 추정된다. 당장은 중국산 자재수급의 어려움으로 인해 공사현장에서 공기지연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고 있다. 비축물량이 남아있고, 일부 자재의 경우 국내 대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중국산 비중이 비교적 큰 석재, 타일 등 일부 자재의 경우 품귀현상으로 수급이 어려워져 공사현장에 직접적인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피해는 자재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력시장이 심각한 것으로 판단된다. 직접적으로 인력수급에 차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통계상 건설시장의 외국인력 규모는 약 7만명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합법적으로 고용한 외국인력(E-9, H-2)이며, 실질적으로는 20만명 이상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이민학회에 따르면, 외국인력 중 중국계 비중은 79%로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신종코로나 사태와 중국 춘절이 겹치면서 상당수의 인력이 중국을 다녀오거나, 귀국하지 못해 현장의 인력수급에 어려움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력 고용비중이 높은 골조 및 건설마무리 공정과 발파 등 위험성이 큰 토목공사 등은 현장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건설업은 인력과 자재 수급의 어려움으로 부정적 파급효과가 커질 수 있다. 특히, 시공주체로서 생산요소 수급을 직접 담당하는 전문건설업체의 고충은 가중될 것으로 판단된다. 생산요소 수급의 차질은 원가 상승, 공기지연, 지체상금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공사현장의 안전과 감염방지 노력이 중요하다. 다만, 장기화될 경우 생산요소 수급 원활화를 위한 자금지원과 법령개선이 빠르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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