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술로 시장에 뛰어드는 전문건설업체들은 참 바쁘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쉽지 않은 법. 아이디어 단계에서 도면을 만들고, 시제품 제작을 거쳐 제품을 만들면 영업에 뛰어들어야 한다. 체계가 잡힌 대형 건설사라면 분업을 통해 빨리 진행할 수 있지만, 중소 전문건설사는 다르다.

최근 한 토공사 전문건설업체가 고군분투 중이어서 소개할까 한다. 이 업체는 ‘수로형 집수정’이라는 제품으로 친환경 건설자재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이 자재는 각종 환경성적표지와 녹색기술 인증을 받으면서 공공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업체대표 A씨는 최근 녹색기술 재인증 과정에서 황당했다. 기존 제품보다 성능을 높여 인증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재인증을 신청했지만 인증기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업체가 제시한 데이터를 믿지 못하겠으니 공신력 있는 시험성적기관으로부터 성능시험을 통한 인증을 받아오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업체는 공인 시험성적기관을 다니며 실험을 요구했다. 하지만 또 다른 벽에 부딪혔다. 기존에 없던 분야였기 때문에 시험 방법 등 기준이 없어 시험을 해줄 수 없다는 곳이 대다수인 것이다. 업체는 갑갑했다. 결국 한 기관과 함께 시험성적 기준을 함께 만들고 있다.

업체는 녹색기술 재인증 과정에서 1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했다. 이제는 기간이 만료돼 새롭게 인증을 받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확실치 않다.

기술을 개발하는 건설사. 그 기술을 못 믿는 인증기관. 인증을 위한 기준 마련에 직접 참여하는 건설사. 이 과정을 보니 기술을 개발하는 중소 전문건설사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험난한 그 여정의 끝에는 해피엔딩이 있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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