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간접자본 예산을 조기에 집행해 경제활성화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수년 전에도 발표됐던 정부의 건설 경기 부양 대책이다. 올해 역시 정부는 똑같은 대책을 내놓고 있다. 

간혹 정부는 건설 경기와 건설 투자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예산 조기 집행말고는 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심지어 올해는 “예산을 조기 집행하겠다”는 대책을 반복하면서 그 배경도 다양하다. 

정부는 올해 1월 ‘2020년 설 민생안정대책’의 일환으로 지역경제 활력을 높이겠다며 예산의 50% 내외를 1분기 중으로 조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같은달 ‘제28회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도 올해 경기회복을 위해 예산을 조기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올해 예산 중 경기 뒷받침 예산은 최대한 조기 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에는 ‘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극복을 위한 민생ㆍ경제종합대책’으로 예산 조기 집행을 거론했다. 건설투자 활성화를 위해 올해 SOC 예산 47조2000억원 중에 상반기 28조6000억원을 집행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예산을 조기 집행해 설민생을 안정시키고, 지역경제 활력도 높이며, 경기도 회복시키면서 코로나19 극복까지 해내겠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건설업계에서는 “매년 예산이 조기 집행된 만큼 예년에 비해 건설경기가 나아지진 않을 것”이라는 말들이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각종 규제를 만들고, 건설업에 기대는 정책 기조는 없다면서 기껏 제시한 당근이 예산 조기 집행”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정부가 예산의 조기 집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모를 리도 없을 것인데, 특별한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도 의아하다. 예산을 조기 집행하겠다는 방침이 처음 나왔을 때는 ‘특단’이었을지 모르겠으나 이제 예산 조기 집행은 정례화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때문에 앞으로는 정부가 실질적인 사업을 발굴하고, 예산을 대폭 확대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속되는 경기 불황과 코로나19와 같은 불확실성이 확대된 올해가 건설 경기 정상화를 위한 별도의 대책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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