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우리를 점점 더 낯선 세상으로 안내하고 있다. 시작은 또 하나의 신종 바이러스의 유행이되, 우리의 의식과 삶의 방식까지 바꾸려하고 있다. 그것도 끝을 알 수 없는 불안, 공포와 함께.

새 세상을 접하면 불편한 진실들이 하나 둘 드러나게 마련이다. 첫째는 우리 사회와 시민 개개인의 안전의식에 관한 것이다. 시설물붕괴나 화재, 항공기·열차 사고 등 대형 재난사고의 이면에는 항상 안전불감증과 무책임, 부조리·부패가 도사리고 있다. 그리고 사건·사고에 따른 위기상황 관리능력의 한계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더 어처구니없는 것은 그 교훈을 쉽게 망각한다는 것이다. 반면교사로 삼아 철저히 고쳐야 할 일이다.

둘째는 명실상부 선진국으로 가기위해 갖추어야 할 생활습성, 시민의식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다른 나라들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속성문화와 신바람 문화, 한류, 효사상과 예의범절 등 명품 문화들을 갖추고 있다. 반면 고속 압축성장에 따른 부작용이나 허점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우리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고쳐야 할 습성들 또한 적지 않다. 위생예절과 관련된 예만 들어도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예컨대 아무데나 침이나 껌 뱉기 혹은 기침·재채기하기, 공공장소에서 침 튀기며 큰 소리로 떠들기, 함부로 다른 사람 얼굴이나 머리 만지기 등이다. 열거하자면 훨씬 더 많다. 대부분이 타인에 대한 예의와 배려에 관한 것이다. 동방예의지국이라고 하지만 막상 따지고 보면 타인을 배려하고 인격을 존중하는 일에는 인색하거나 무지한 경우가 많다.

이 참에 확 바꿔야 한다. 귀에 익은 ‘확진자’ 사태를 계기로 ‘확바꾸자’로 가자는 것이다. 안전의식도 바꾸고 위생관념과 생활습성은 물론 타인에 대한 배려와 양보, 겸손의 문화가 몸에 배도록 이른바 ‘생활문화·의식 개조’를 이루면 좋겠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낯선 경험이지만 많은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측면도 있다. 우리 사회에는 ‘그놈의 정 때문에’ 벌어지는 부조리들이 많다. 그렇다고 정(情) 그 자체를 버릴 수는 없고, 정을 나누더라도 이른바 ‘개념 있는 정’을 나눌 필요가 있다. 여기에 건설을 단순 대입시킨 것이 일전에 주장했던 ‘건설적 거리두기’이다. 마치 ‘건설적 대화’처럼 ‘건설적 거리두기’를 통해 우리 사회를 좀 더 투명하고 안전하게 업그레이드 시키자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현재를 사는 우리에겐 미증유, 전인미답의 길이지만 인류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다만 그 끝을 알 수 없으니 더 공포스러운 상황이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재난 피해는 더욱 커진다는 역설도 있다. 초연결사회로 갈수록 전염성은 더욱 순식간이고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방역에 과학 이외에 다른 논리가 필요없다. 익숙한 일상을 확 바꾸고 사회적 거리두기, 건설적 거리두기를 통해 이 위기를 이겨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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