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건설기술 중 하나로 모듈러 및 OSC(Off-Site Construction, 현장 외 시공) 기술에 대한 관심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특히 높아지고 있다. 현장 중심의 생산방식이 첨단 공장제작형 생산방식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인구 감소, 건설 기능인력 부족, 청년층의 현장시공 기피 등으로 머지않은 미래에 전 세계 건설시장에서 주된 생산방식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모듈러 공법의 채택 및 생산설비 투자 등 적극적인 활동들이 나타나고 있고, 정부와 공공기관 역시 관련 연구개발투자와 조립식주택 연간 발주계획을 확대하는 등 건설산업 전반에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그러나 모듈러 생산방식의 도입 및 활성화는 지금까지 건설현장에서 실질시공을 담당해 온 전문건설업체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고, 시행착오와 실패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려면 제도 정비가 병행돼야 한다.

우선, 모듈러 발주가 물품구매가 아닌 건설공사(시공)로 이뤄지도록 하는 제도적인 근거가 마련돼야 하고, 건설생산체계 개편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건설업종 통합시 모듈러 관련 규정 반영이 필요하다. 또한, 추후 규모의 경제가 실현돼 모듈러 생산의 경제성 확보가 가능해질 때까지 합리적 모듈러 공사비산정기준을 별로도 마련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제도적인 대책이 추진되더라도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가 공공부문의 10년 단위 발주계획을 제시해 중장기 투자와 기술개발을 유도해야 하고, 주기적인 시장 분석과 진단도 병행해야 한다. 특히, 모듈러는 수출 주력 상품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 모듈러 생산·시공업체에 대한 별도의 해외건설 지원정책도 필요하다. 이 밖에도 기술적 측면의 대책이 필요한데, 가장 시급한 것은 관련 기술기준(설계기준, 시방서, 성능규정 등)을 마련하는 것이다. 모듈러 분야의 벤처기업을 육성, 건설산업을 수주산업에서 첨단 부품산업으로 전환해 청년층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존 건설기업의 현장생산 기술을 공장생산 기술로 전환시키기 위한 지역별·거점별 모듈러건축 스마트팩토리 구축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듈러 및 OSC의 도입과 활성화는 결국 종전의 현장생산 방식을 조립식의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질 현장생산을 담당하는 전문건설업체들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고, 이들의 변화에 성패가 달려 있다. 모듈러 시대에서는 하청업체가 아닌 공급사슬로서 전문건설업계의 역할이 확대돼야 하고, 보다 전문화 돼야 할 것이다. 전문건설업계는 소수의 대기업 집단이 아닌 수많은 중소기업 집단으로 구성돼 있으므로, 정부가 반드시 정책적으로 업계를 이끄는 역할을 해야 한다.

전문건설업체들을 4차 산업혁명 시대 모듈러 산업에서의 핵심 공급사슬로 육성하려면 우선 ‘첨단공장형 전문건설 생산체계 구축 및 지원을 위한 종합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또한 과도기 정책도 필요하다. 모듈러 생산방식 정착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므로, 현 시점에서는 복합판넬 등 패널화시공 중심의 모듈러 요소기술에 대한 전문공사 영역을 먼저 확립해 줄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 건설산업 내에 한정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산업간 분쟁 및 업역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산업간 연계·협력 위원회 발족 및 공동의 사업모델 발굴이 필요하다. 여기에서도 전문건설업이 핵심적 중간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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