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건설업계 되돌아봤더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기인 지금, 전문건설업체는 과당경쟁을 자제하고 저가수주로 인한 폐해를 막는 것이 최선의 대응책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본지가 지금처럼 전 세계가 경기침체에 빠졌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전문건설업 계약·기성실적과 보증청구 현황 등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종합해보면 경기침체로 유동성이 악화되면서 전문건설사들 사이에 수주물량을 늘리고 보자는 과당 경쟁이 발생해 저가수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났던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던 2007~2009년 전문건설업 계약·기성실적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당시 총 계약실적은 2007년 63조원, 2008년 71조원, 2009년 73조원이었고, 기성실적은 71조원, 76조원, 80조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종합건설업 국내 수주액이 127조에서 118조로 감소했던 것과 대비된다.

또한 전문업체수는 2007년 4만4036개에서 2009년 4만7253개로 증가했으며, 등록수는 6만7015개에서 7만351개로 늘었다. 종합업체는 1만4499개에서 1만4029개로 소폭 감소했다.

종합업체의 실적이 감소하는 동안에도 전문 실적이 늘었다는 점은 하도급공사 비중이 커졌다는 것을 알려준다. 전문업체 수가 큰 폭 늘었다는 점에서 과당 경쟁이 발생했을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박선구 경제금융연구실장은 “경기침체 시 해외건설 비중이 높은 대형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불황을 크게 느껴 하도급 비중을 확대했을 것으로 보이고, 전문건설사들은 경기 방어를 위한 정부의 건설물량 확대 등으로 직접적 타격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실장은 오히려 금융위기 시절 전문건설공제조합에 보증사고가 많았던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08년 전문조합에 들어온 보증청구는 5498건, 청구금액은 4528억원으로 전년(3449건, 1786억원)보다 각각 59.4%, 141.3%가 급증했다. 세부적으로 계약보증 청구금액은 168.6%, 하자보증은 87.5% 늘었다. 

◇전문건설공제조합 보증금 청구 및 지급 현황(2005~2014)
◇전문건설공제조합 보증금 청구 및 지급 현황(2005~2014)

보증사고 증가에 대한 여러 해석이 가능하지만 전문건설사의 저가 수주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도 한 몫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사 수주 환경에 변화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적정공사비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자의든 타의든 저가 수주가 이어지면 2008년처럼 보증사고가 급증하고 경영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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