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에 디지털 기술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건설이 다른 산업계와 달리 미래 산업으로 거듭 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건설산업에도 사물인터넷(IoT)과 디지털트윈의 활용 가능성은 충분하다. 더딘 속도이긴 하지만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건설산업의 사물인터넷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사물인터넷의 핵심기술은 센서다. 센서는 에너지, 빛, 소리, 온도, 습도 등 신호를 수집해 과학적인 방법으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각종 상태를 파악하는 장치이다.

우리는 이미 실생활에서 다양하게 센서를 활용하고 있다. 전자제품, 자동차, 아파트 등에서 이미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다. 긴 설명을 하지 않고도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누구나 알고 있다.

이같은 센서는 제조분야, 특히 자동차산업의 설계에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센서를 설치한 경주용 자동차의 프레임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센서는 자동차가 운행될 때마다 프레임에 가중되는 응력과 뒤틀림, 굴절현상들을 실시간으로 추적·관측한다. 엔지니어들은 이 정보들을 통해 향후 수행하는 프로젝트에 반영함으로써 한 단계 발전된 최적 설계모델을 내놓고 있다.

이같은 방식은 건설현장에서도 유사하게 적용할 수 있다. 건설현장에 맞는 다양한 센서 장치를 알맞게 사용하면 더 다양한 방식으로 업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재의 재질, 장비나 근로자의 움직임을 관측하는 센서는 작업 효율성 제고에, 온도·습도 등 기후 상태를 측정하는 센서는 안전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작업 효율성 확보를 위해선 시공정보를 수집하고 재가공해 업무에 활용해야 한다. 센서를 활용하면 시공 관련 각종 정보를 수집할 수 있고, 이를 BIM 모델 데이터에 담아 시각화하거나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해 가공 데이터를 만들어 낸다. 가공된 데이터는 설계와 시공, 비용 절감 등 여러 세부분야 업무와 연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정보 활용이 정착된다면 건설기업의 의사결정이 빠르고 정확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사물인터넷은 늘 골칫거리인 안전문제에도 획기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 현장에서 설치된 센서로 공기 속의 미세먼지나 습도, 온도를 측정하고 이 데이터를 마찬가지로 BIM 모델 데이터에 담아 시각화하고 분석한다. 이 정보를 축적하면 작업자의 장소별, 시간대별 안전작업을 유도하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작업순서나 방식을 상황에 따라 변경해 효율을 높일 수도 있을 것이다.

센서를 활용하는 또 다른 방식은 작업자에게 직접 센서를 부착하는 것이다. 작업상황과 작업자 상태 그리고 현장 환경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관리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위험지역 접근 시 작업자에게 경고를 보낼 수도 있고, 작업자가 위험을 감지하면 위험경고 버튼을 직접 눌러 관리자와 인근 작업자에게도 이상 징후를 전파할 수도 있다.

만약 추락사고가 발생하면 사고자 위치파악, 신속한 구호를 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이밖에 건설장비에 센서를 부착해 안전한 작업을 돕기도 한다. 크레인에 부착된 센서로 데이터를 수집해 시각화함으로써 크레인의 이동 경로와 작업자의 동선이 겹치지 않게 사전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다.

이상의 여러 사례는 국내외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거나 시도 중인 기술이다. 완전히 새롭다거나 당장 활용하기엔 미성숙한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 건설기업들이 의지와 관심만 있다면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변화의 방향은 정해져 있다. 전문건설기업들도 이젠 디지털 기술에 관심을 갖고 건설산업 변화를 주도해 나가길 바란다. /오토데스크 코리아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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