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중소건설사 여건 외면하는 획일적 ‘입찰담합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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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중소건설사 여건 외면하는 획일적 ‘입찰담합 제재’
  • 황보윤 변호사
  • 승인 2020.04.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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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은 물론 일반 기업들에서도 계약의 공정성과 비용의 합리화를 위해 입찰을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입찰 참여자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직간접적으로 참여사업자 간에 가격, 낙찰자 지정, 들러리 선정 등에 관해 합의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행위에 대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서 부당한 공동행위로 정의하고 이를 금지한다.

건설업계에서 흔히 행해지는 담합의 유형 중 대표적인 것이 입찰담합이라 할 수 있다. 입찰담합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전형적인 유형을 정해 그 심사기준을 마련해두고 있는데, △입찰가격담합 △낙찰예정자의 사전결정 △경쟁입찰계약을 수의계약으로 유도 △수주물량 등의 결정 △경영간섭 등이 있다.

입찰가격담합과 낙찰예정자 사전결정이 입찰담합에서 가장 빈번한 유형이다. 구체적으로 사업자가 공동으로 입찰 관련 최저입찰가격 등을 결정하거나 관련 사업자가 이에 응하는 행위, 사업자 간에 입찰가격을 협의하거나 그에 관한 정보의 교환·제공을 통해 입찰가격을 결정하는 행위와 협회, 조합 등 사업자단체가 입찰가격결정에 관여하고 그 사실을 관련 사업자에게 제공하는 행위 등이 있다.

다만 사업자가 독자적으로 입찰대상공사에 관한 관련 업계의 정보를 수집하는 영업활동 행위, 사업자가 공동으로 단순히 발주처가 공표한 설계공사금액의 계산에 대해 조사하는 행위, 사업자가 공동으로 안전시공과 건설원가 인하를 위해 신공법 또는 신기술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거나 관련 사례를 수집해 제공하는 행위 등은 정상적인 영업활동으로 봐 허용되는 행위로 분류하고 있다.

실제로 입찰담합 행위로 적발되면 해당 업체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처분뿐만 아니라, 검찰고발 조치를 당할 수 있다. 또 담합사실을 조달청,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에도 통보해 공공공사에 대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등의 행정처분을 받고, 나아가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형사처벌이나 해당 발주처 또는 소비자들로부터 막대한 손해배상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 특히 여러 제재 중 기업으로서는 조달청 등 관련 기관으로부터의 부정당업자제재처분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 건설 관련 업체들은 관급공사의 비중이 커서 입찰참가자격을 제한받게 되면 사실상 사업기회를 박탈당하고 심지어 폐업의 위기까지 봉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정위로서는 해당 업체들의 담합여부를 판정할 때 보다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는데, 필자의 사건처리 경험에 따르면 그렇지가 못하다. 크게 두 가지를 지적하자면, 너무 쉽게 담합으로 판정하는 경향이 보인다는 점과 제재를 함에 있어 담합에의 참여동기 및 경제력의 차이 등 실질적 측면을 외면하고 기준을 앞세워 획일적으로 제재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의문이 드는 점이다.

우선 업체들이 동종 업계에 오랫동안 종사하다 보면 오랜 경험에 의해 기업별로 독자적으로 결정을 해도 외관상 담합한 거나 다름없는 결론이 나거나, 또는 해당 시장구조상 주요 정보사항에 대해 사전인지가 어느 정도 가능한 경우가 있다. 심지어 해당 발주처 스스로 예정가격에 어느 정도 가까워졌는지를 참여 업체들에게 암시하면서 사실상 담합을 유도하거나 입찰을 통한 계약을 고수하기 위해 들러리를 요구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그런데도 공정위는 이러한 시장의 특성과 담합의 경위 등을 거의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

또 제재의 실질적 측면의 고려라는 관점에서 보면 담합판정시 과징금부과금액의 결정내용이나 고발여부는 해당 지침에 따라 행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규정에 따른 기계적, 형식적 법적용에 불과하다. 공정거래법은 경제법이라고들 한다. 따라서 민, 형사법과 같이 드러난 법 위반을 판단하고 처벌하는 법이 아니고 경제적 현실과 실태를 고려해 그 폐해의 심각성이 크다고 인정이 될 때 비로소 부득이 법 위반으로 판단하고 각종 제재를 가해야 한다.

담합을 할 때,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 내지 시장주도적 기업의 영향 아래 어쩔 수 없이 담합에 가담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렇지 않으면 시장에서 퇴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부분 담합을 주도하는 업체는 대기업들인데, 자진신고(리니언시)를 해 여러 제재의 감면조치를 받는 업체도 이들이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이 부작용을 의식해 다소 엄격하게는 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문제점이 많다. 중소업체들은 얼떨결에 담합에 가담했다가 대기업이 무서워 열심히 담합사실을 부인하는 순진함(?)까지 보여 소위 괘씸죄에 걸려 조사협조에 따른 감경분도 못 찾아먹는 업체도 있다.

담합의 실질, 경제력에 따른 대처능력 등을 고루 감안해 제재의 실질적 형평성을 기울여줘야 해당 업체로서는 승복이 될 터인데, 실제 법 집행 현실은 그러하지를 못하다. 변화가 필요하다.

[황보윤 변호사] hby12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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