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의 급격한 증가세는 최근 조금씩 둔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확진자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최근 한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어 위험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회적 거리가 필요하다는 당국의 설명이 있지만, 국민들은 이제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이제 일상의 영역으로 옮겨져 경제침체 극복이라는 숙제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동향 분석을 통해 2월중 전산업 생산이 감소했고, 그 가운데 서비스업 중심으로 고용시장이 위축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전달보다 4.9%포인트 떨어져 70.7%에 그쳐 매우 부진한 상황이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도 1월 104.2, 2월 96.9에서 78.4로 크게 떨어졌다. 고용도 심각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만5000명이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5월(-24만명)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주택시장 열기도 진정되는 모습이다. 한국감정원은 코로나19로 서울 아파트값이 3주 연속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강남3구의 하락폭은 더 커졌고 ‘풍선효과’가 나타나던 강북도 9개월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거시경제 여건 악화와 주택경기 침체는 전문건설업 여건을 악화시킨다. 전문건설업 계약금액과 건설업 투자를 보면 코로나 영향을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외환위기의 경우 주택을 포함한 건설업 전업종을 대상으로 활성화 대책을 추진한 반면, 글로벌 금융위기 땐 건물건축을 제외한 건설업이 대상이었다. 두 시점에서 경제성장 기여율을 보면, 두 번의 위기 모두 1년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정상 수준으로 회귀했다. 보수적 관점에서 기저효과와 코로나의 광범위한 영향을 감안하면 1.5년 정도가 적절해 보인다.

전문건설 계약금액에 HP필터를 적용하면 경기변동 측면에서의 의미 있는 결과를 볼 수 있다(전문건설경기). 금융위기 직후 전문건설경기는 순환과 추세 모두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 당시 정부 지원이 건물투자 영역은 제외해 건물투자와 주거용 건물투자의 경제성장 기여율은 하락했다. 이것이 고스란히 전문건설경기에 반영됐다. 다만 토목 관련 지원으로 토목 공종은 안정적이었다. 전체 전문건설경기 위축을 완화시킨 효과는 있었다.

비주거용 건축과 주거용 건축의 경우 다른 양상을 보인다. 비주거용 전문공종은 변동 폭이 주거용보다 적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후 1분기가 지난 후 경기가 위축돼 1년 후 반등했다. 이후 중기 경기변동에 따라 5년간의 수축기를 보였다. 반면 주거용 건축공종은 비주거용과는 달리 위기 발발과 동시에 급격히 수축해 2.5년 후 바닥에 도달했으며 이후 점증적 회복이 시작됐다.

정부의 건설업에 대한 지원정책의 내용에 따라 공종별 명암이 달라지겠지만 전문건설 전체 경기변동은 비주거용 건축공종과 비슷한 변동 패턴을 보이고 있다. 1분기 후 경기는 수축 이후 1년 후에 단기 회복을 보이며, 이어 중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따라서 전문건설업체도 단기와 중기에 맞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두 번의 경험이 있다곤 하지만 침체를 극복하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정부 대책을 마중물 삼아 어려운 상황을 조속히 벗어나도록 노력해야 한다. 현금 중심의 유동성 확보, 사업의 선별적 추진, 비용 절감 등 틀에 박힌 말이지만 유효한 제안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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