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정연 리포트] 코로나 이후 ‘가변형 주택’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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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정연 리포트] 코로나 이후 ‘가변형 주택’ 시대 온다 
  • 이보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승인 2020.06.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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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세상은 이제 다시 오지 않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지난 4월11일 ‘코로나19 대응 정례 브리핑’에서 한 말이다.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나타나기 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가긴 어려워졌으므로 이전과 다른 세상을 받아들이고 익숙해져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세상’이란 비대면을 선호하는 디지털 세대의 특징인 ‘언택트(Untact)’로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재택근무, 온라인 강의, 홈트레이닝 등의 사회적 거리두기, 자발적 격리라는 생활 속 언택트는 사회 전반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주택은 사무실, 학교, 병원, 운동장 등의 일상 및 일터와는 분리된 가족 중심의 휴식과 취침, 단란, 식사, 접객 등 생활을 위한 거주공간으로서 역할이 중시됐고, 이를 위한 안전성, 편리성, 쾌적성, 효율성 등의 성능과 기능을 확보하기 위한 공간구성과 기술을 적용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의 양과 질이 훨씬 높아졌기 때문에 삶의 터전인 주택의 기능 및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잘 먹고, 잘 쉬고, 잘 자는 기본 거주 기능과 더불어 놀이터와 회사, 학교의 기능 및 역할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가변형 주택’이 필요하다. 가변형 주택이란 거주자의 변화 혹은 거주자 생활의 다양성과 변화에 대응해 공간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변성을 가진 주택을 의미한다. 즉, 동일한 거주자의 시간 변화에 따른 요구 변화와 다양한 거주자의 상이한 요구 및 변화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능력(Capacity to Change)을 갖춘 주택을 말한다. 즉, 한 가지 주택으로 다양하고 변화하는 생활패턴을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기존의 1평면(주호형)-1생활형을 가정한 고정된 생활형을 가진 일반적인 주택보다 진보된 형태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가격 및 비용의 상승, 수익성 감소, 시공시 어려움, 설계상의 수고, 부품화 및 건식화의 한계, 제도적인 유인책 부재 등으로 인해 실현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를 위해서는 공급자의 새로운 변화에 대한 인식전환이 전제돼야 하며, 용적률과 건폐율의 인센티브도 필요하다. 또한 시장 확보를 위한 공공부문의 선제 적용으로 민간부문을 견인할 필요가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일부 사례에 적용했으나 아직도 여전히 개발해야 할 요소기술과 정책 및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또한 가변형 계획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구조체와 설비를 완전하게 분리하는 설계 및 시공기술과 공급방식의 다양화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구글 CEO인 순다르는 “연말이면 직원 60%가 일주일에 한 번 사무실 나올 것”이라며 연말까지도 대다수 직원은 재택근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순환근무제 형태로 직원들이 출근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후 출근을 확대해도 “사무실 출근 인원은 어느 시점에든 직원의 20∼30%가 상한”이 될 것이라고 예견해 코로나 이후 근무환경의 변화를 시사했다.

혹자는 코로나19가 미처 준비되지 않은 미래가 앞당겨진 것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급작스런 사회상황과 기술발전을 융합해 새로운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주택계획 방향이 필요한 이때 가변형 주택이 코로나19로 인해 미처 준비하지 못한 ‘준비된 미래주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보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bora@ricon.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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