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난희 원장의 건강이야기

얼마 전 미국 출장길에 코로나 예방약·특효약으로 알려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구할 수 없겠냐는 부탁에 당황스러웠던 적이 있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의 하이드록시클로로퀸 해프닝이 떠올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제로서의 효과성이 불확실하고, 되레 심장 부정맥의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진행 중인 임상시험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또 그간 발표된 권위 있는 학술지에 실린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연구논문들이 줄줄이 철회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먼저 의학논문 공개사이트(MedRxiv)에 발표된 프랑스인 환자 13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게재되자마자 한 달도 안 돼 자진 철회된 상태이다. 저자들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아지트로마이신 병합요법이 ‘잠재적 치료제’라고 평가한 논문 결론에 대해 후향적 연구의 한계를 이유로 동료 연구자들의 평가 후에 게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의학저널인 란셋(The Lancet)에 게재된 하버드대 연구 논문 역시 지난 5일 철회되면서 놀라움을 안겼다. 이는 코로나19 환자 약 9만6000명을 포함한 대규모 연구로 많은 주목을 받았으나, 정반대로 ‘효과 없음’이라는 결론으로 관심과 논쟁을 낳았다. 하지만 논문의 저자들이 데이터 공개를 거부해 란셋 측이 논문을 철회하도록 요청했다.

전 세계 모두가 코로나 치료제에 대한 신뢰성 있는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 가운데 최초의 코로나 치료제로 승인된 ‘렘데시비르’가 우리나라에서 긴급사용 승인절차에 들어갔고, 물량 확보 중이라는 뉴스에 조금이나마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트리니티여성의원 대표원장·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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