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가 산업 전반에 반영되면서 각종 경제지표의 악화가 본격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1분기까지 타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치를 보여 왔던 건설 관련 지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기저효과의 영향을 배제하기 어려워 향후 추이를 살펴봐야 하겠으나, 최근 건설지표의 악화가 크게 나타나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

지난달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건설수주(경상)는 전년 같은 달 대비 44.9% 감소한 7조2000억원으로 조사돼 3월 23.6% 감소에 이어 두 달 연속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4월 건설수주는 공종별로 건축 ?43.4%, 토목 ?52.0%, 발주자별로는 민간 -46.5%, 공공 ?35.2%로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건설기성은 토목(12.0%)은 증가했으나, 건축(-7.4%) 공사 실적이 줄어 전체적으로 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건설경기의 부진으로 4월 건설취업자 역시 2만8000명이 줄어든 193만4000명을 기록하면서 2020년 들어 단 한 번도 200만명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선행지표인 건축허가면적, 건축물 착공면적,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 등도 모두 감소해 향후 주택건설의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의하면 전년동월대비 4월 건축허가면적은 14.2%, 건축물 착공면적은 3.3%, 주택건설 인허가는 10.5%가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2018년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양상이다.

해외건설시장의 부진도 우려스럽다. 지난 5월 말 기준 해외건설 수주는 148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67%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3월 이전 계약의 대부분은 전년도 이월공사의 연초 계약으로 통계상 착시현상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3월 이후 해외건설 수주액은 55억 달러로 1월 한 달 수주액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건설수주가 포함된 4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5포인트 하락했으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각종 지표가 보여주는 상황으로 판단할 때 2분기 건설지표는 악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연간으로도 민간건설 부문의 불확실성이 커져 전체 건설투자의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악화된 건설경기 지표는 결과적으로 기업의 실적으로 연결돼 재무리스크 악화가 우려된다. 상당수의 건설기업은 실적이 줄어들고 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소건설기업을 중심으로 한계기업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상황이 몇 년간 지속될 수도 있다. 최근 건설물량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업체수가 증가하고 있어 수주를 위한 가격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위기 시기에도 중소건설기업의 부실은 시차를 두고 몇 년간 지속됐던 경험이 있다.

따라서 중소건설기업의 정상화를 위한 대책이 시급히 요구된다. SOC 투자 등의 물량확대도 중요하지만 적정공사비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적격심사 공사의 낙찰하한율을 일시 상향하고, 소규모 공사 조기발주 지원을 위한 수의계약 활성화 등과 같은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지역경제 회복과 서민형 일자리 창출에 있어 중소건설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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