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2분기 국내 모든 권역경기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 대부분의 지역에서 앞으로 비슷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2020년 6월)’에 따르면 2/4분기중 권역별 경기는 모든 권역에서 악화된 가운데 1분기 극심한 침체를 보인 대경권(대구·경북)을 비롯해 수도권과 제주권의 경기 하락세가 다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15개 지역본부를 통해 권역별로 업체와 유관기관 등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다.

한은은 “향후 권역별 경기는 코로나19 전개 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지만 수도권과 충청권, 대경권과 강원권이 소폭 개선되고 나머지 권역은 보합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2분기 제조업 생산은 수도권과 대경권, 강원권이 전분기 수준의 감소세를 지속한 가운데 동남권, 충청권, 호남권에서의 감소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서는 완성차 공장 가동 중단과 주요 업체의 LCD 생산시설 축소 등으로 자동차와 디스플레이 생산이 소폭 감소했다. 호남권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정제마진 악화로 석유화학 정제업황 부진이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서비스업 생산은 소비심리 회복 등으로 호남권에서 소폭 증가세로 전환된 가운데 나머지 모든 권역에서도 감소폭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으로 국제선 운항이 중단되면서 수도권에서 항공운송 등은 부진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면거래 기피로 부동산업도 감소했다.

소비는 동남권과 충청권, 호남권, 강원권 등을 중심으로 소폭 증가했다. 대부분의 권역에서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확대로 자동차, 가전제품 등 내구제 소비가 다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정부와 지자체의 소비 활성화 정책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음식료품, 위생용품 등 비내구재 소비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제주권은 관광업 침체에 따른 소득여건 악화로 소폭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수도권과 대경권은 전분기 수준에 머물렀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소폭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호남과 제주권을 제외한 나머지 권역에서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건설투자는 동남권과 호남권, 제주권에서 감소하고 수도권 등 나머지 권역에서 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수출은 동남권과 호남권을 중심으로 큰 폭 감소했다. 앞으로도 대부분의 권역에서 수출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매매가격의 오름세도 둔화했다. 4~5월중 월평균 주택매매가격은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오름세를 보였지만, 나머지 권역에서는 둔화 또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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