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협할 5가지 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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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협할 5가지 현안
  • 주원 경제연구실장
  • 승인 2020.06.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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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여전히 전쟁 중인 한국 경제는 사안의 급박함 때문에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조차 없다. 경제 상황은 여전히 극단적인 어려움에서 벗어날 기미가 안 보이고 사람들에게서는 여유를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기 이전의 더 근본적인 문제에 눈을 돌리지 않으면 지금의 어려움이 10년, 20년을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큰 틀에서는 성장잠재력의 약화로 요약될 수 있으나 이를 나누어 보면 크게 다섯 가지의 현안으로 귀결된다.

우선 ‘Korea Exodus’이다. 말 그대로 기업들의 탈한국이 가속화되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2019년 해외투자 규모는 618억 달러로, 필자가 확인한 바로는 사상 최고치이다. 이는 국내 설비투자 규모의 약 45%에 달할 정도이며, 금융위기 이전 10% 남짓했던 비율과 비교조차 안 되는 수준이다.

그 원인은 다양하다. 비협력적 노사문화, 시장 유연성의 결여, 임금 결정의 경직성 등 노동시장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들이 너무 많다. 특히, 역대 정부들이 많은 노력을 했지만 ‘규제 공화국’이라 불릴 정도로 기업들이 체감하는 투자 환경은 크게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도 국내 생산과 해외 생산을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결국 기업의 목적은 이윤이다. 신흥공업국에 비해 높은 생산 비용, 선진국에 비해 낮은 생산성이 극복되지 않는 한 기업들의 탈한국은 막을 길이 없다.

둘째, 중국의 예상보다 빠른 추격이다. 이유는 경제권의 발전 속도에 ‘규모의 경제’가 작동되고 있다. UNIDO(국제연합공업개발기구)의 CIP(Competitive Industrial Performance Index) 순위를 보면, 중국은 2005년 세계 17위에서 2014년 한국을 제치고 4위, 2015년 미국을 넘어 3위로 부상했다. 중국의 가장 큰 장점인 거대한 내수시장 규모가 빠른 추격의 근본 원인이라 생각된다. 2018년 기준으로 할 때, 한국의 내수 규모는 1조6000억 달러로 중국의 13조5000억 달러의 8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시장 규모가 클수록 기회가 많기에 기업의 성장 속도가 큰 차이를 가진다. 포춘지에 따르면 세계 500대 기업 수에서 중국은 2000년 12개에서 2017년 100개 이상으로 급증한 반면, 한국은 11개에서 15개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셋째, 뉴노멀 2.0 또는 넥스트 뉴노멀로 불리는 코로나19 이후의 팍팍한 글로벌 경제 상황이 한국 경제를 짓누를 것으로 판단된다. 경험상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에는 기조효과에 의해 강한 반등이 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충격은 세계시장의 수요 자체를 항구적으로 감소시킬 가능성이 높다. 주요 국가들이 경제 봉쇄조치의 해제를 시도하고 있지만, 그것이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충격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렇게 되면 산업과 기업들의 생산 능력과 고용 조정은 불가피해진다.

넷째, GVC(Global Value Chain:세계화된 가치 사슬) 재편 압력이다. 이전부터 중간재 수요는 크게 떨어져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의 산업고도화와 세계 보호무역주의 확산이다. 세계화는 후퇴하고 글로벌 협력보다는 경쟁이 보편화되고 있다. 더구나 아직 그 향방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시간이 갈수록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불과 올해 초만 해도 미·중 정상 간 관세전쟁에 대한 1단계 합의안이 서명되면서 글로벌 교역시장이 희망을 품었었다. 그러나, 초기 방역 실패로 미국 내 정치적 상황이 불리해진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공격이 날이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다. 결국 교역시장은 다시 얼어붙을 것이고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다섯째, 새로운 성장동력이 없다. 기존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새로운 먹거리 산업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반도체 이후 한국 경제를 앞에서 끌어줄 산업은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2차전지, 바이오·헬스, OLED, 전기차가 성장성이 좋다고는 하지만 전체 수출이나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초라하다. 일부에서는 이번 코로나19의 확산과 K-방역의 탄탄함으로 진단키트 등의 방역제품과 한국산 생필품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진단키트를 제외하고는 그렇게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가 아니기에 신성장 동력으로 작동되기에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우리의 시선은 여전히 코로나19에 유도당하고 있다. 그러나, 그 너머의 세상에서 우리는 다시 ‘성장잠재력의 추락’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럼에도 아직은 기회가 있다. 보다 멀리 보고 우리 다음 세대를 생각할 수 있는 자세만 가진다면 풀릴 수 있다. 정책 당국과 민간 경제주체들이 뜻만 모은다면 다 해결될 문제이다. 그런 시도조차 안 하는 것이 문제일 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주원 경제연구실장] koscaj@kos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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