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정연 리포트] 건설안전특별법, 규제 일원화 계기돼야
상태바
[건정연 리포트] 건설안전특별법, 규제 일원화 계기돼야
  • 홍성호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기획위원
  • 승인 2020.07.20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천 물류센터 화재사고를 계기로 국토교통부는 건설안전 규정을 총괄하는 건설안전특별법(이하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주택법, 건축법 등 국내 다양한 건설관련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안전 관련 권한·책임·절차 등 상호 모순되거나 중복되는 부분이 많았다. 따라서 이번의 특별법은 규제 일원화로 이행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제정돼야 하며, 다음과 같은 건설공사 특성이 고려된 안전관리체계도 반영할 필요가 있다.

첫째, 발주자 권한에 상응하는 법적 의무를 부여해야 한다. 발주자는 건설사업 조달방식과 관리방식에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계약상의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설계자와 시공자를 선정하고 공사비, 공기 및 가용 가능한 자원의 규모를 결정한다. 따라서 발주자 결정과 접근방법이 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만큼,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둘째, 발주자를 지원하고 조언할 (가칭)건설안전감리자(safety coordinator)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건설안전감리자는 건설사업 전 기간에 걸쳐 발주자가 법적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도록 지원·조언, 참여자 간 조정 등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이들의 의무를 별도로 명시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자가공사를 제외한 모든 건설공사에 대해 원칙적으로 안전감리자 선임을 의무화하되, 이들에게 요구되는 기술자격·경력 보유자의 현황, 소규모 공사 발주자의 부담을 고려해 우선적으로 선임돼야 할 대상공사 범위를 탄력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셋째, 설계자 안전의무를 규정하고, 설계안전성 검토제도가 실효적으로 운영되도록 개선해야 한다. 설계자는 건설사업의 초기단계에 강한 영향을 미치고, 그 초기의 결정은 건설공사의 안전에 근본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특별법에서 설계자의 안전설계 의무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설계안전성 검토제도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넷째, 건설사업 참여자 모두에 대해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을 의무화하고, 참여자를 선임하는 위치에 있는 자에게는 안전역량을 갖춘 자를 지정할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

다섯째, 동기부여와 인센티브 부여를 통해 건설사업 참여자의 의무가 이행되도록 해야 한다.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대형 참사가 반복된다는 지적이 있으나, 벌칙 강화 위주의 기존 안전대책이 과연 실효성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따라서 건설사업 참여자의 안전관리수준 평가 결과를 입·낙찰과 연계하는 등의 인센티브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여섯째, 건설사업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여건 조성이 요구된다. 건설공사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공사기간과 공사비이다. 따라서 특별법에서는 발주자 책무로 적정한 공기와 충분한 공사비의 반영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하도급자도 건설현장 최전선에서 안전관리를 담당하고 있으므로, 그에 상응하는 안전관리비 지급을 의무화하는 것도 요구된다.

대형 참사의 반복은 과거 사고의 교훈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 교훈은 건설공사에 적합한 일관된 안전관리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의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이 근로자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안전한 건설현장을 만드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홍성호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기획위원] hsh3824@ricon.re.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