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정연 리포트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주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경제성장률(속보치)은 전기 대비 3.3% 감소(전년 동기대비 2.9%)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지면서 올 한해 우리 경제의 역성장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지표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민간소비는 1분기 -6.5%에서 2분기 1.4%로 반등했고, 정부소비 역시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건설투자는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1.3% 줄어들었으며, 설비투자 역시 2.9% 감소했다. 특히, 순수출의 악화가 심화됐다. 수출은 자동차, 석유제품 등이 크게 줄어 16.6% 감소했으며, 수입 역시 원유 등을 중심으로 7.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순수출의 2분기 성장률 기여는 -4.1%p로 통계 작성 이래 최악의 수준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2분기 경제성장률(-3.3%)은 수치상으로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2분기 성장률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점이 사전에 예상됐고, 코로나19 상황 하에서 OECD 주요 국가들에 비해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블룸버그는 2분기 주요 국가들의 성장률을 매우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9.9%, 일본 -8.5%, 독일 -10.1%, 영국 -18.0%로 각각 예상돼 경기 침체가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3분기 성장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3분기 성장률 지표에 따라 올 한 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을 가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경기회복의 가능성과 경로까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전망은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기저효과에 따라 경제지표의 반등 가능성이 크다. 또한 최대 수출국인 중국 경제가 반등세를 보여 수출 역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투자부문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의 경우 2분기에 비해 3분기 지표가 악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특히, 건설투자의 경우 공공부문에 비해 민간부문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우려스럽다. 민간부문이 건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 이상이라는 측면에서 민간부문에 회복이 전제되지 않는 한 건설투자의 반등이 쉽지 않다. 건설투자의 기초가 되는 건설기성 지표 역시 악화일로다. 최근 건설기성은 주거용 건축공사의 부진으로 두 달 연속 4%가량 감소하고 있다. 따라서 투자 활성화를 위한 조치가 긴요하다.

올해는 예상치 못한 코로나 사태의 혼란과 충격으로 세계 경제가 ‘가장 단기간 내 가장 깊은 침체’를 기록 중이다. 이전 위기들이 금융 또는 공급부문에서 시작되었다면 이번 사태는 실물부문에서 시작되어 금융과 산업으로 전이되고 있다. 과거에 경험했던 위기와 차별적이라는 측면에서 그 대응이 쉽지 않고 향후 전개 양상 역시 가늠하기 어렵다.

이런 시기일수록 경기침체 확산의 꼬리를 끊기 위해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과소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바람직하다. 지금은 장기침체를 막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그간 정부는 수차례 추경을 통해 소비진작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일부 달성했다. 투자 활성화 역시 강력하게 추진돼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경제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한국판 뉴딜’이 중요하다. 결국 타이밍이 관건이다. 발 빠른 추진을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