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난희 원장의 건강이야기

인유두종바이러스(HPV, Human Papilloma Virus)는 직접적인 성접촉을 통해 전염되며, 성생활을 하는 성인 10명 중 7명은 일생 동안 최소 한 번 이상 감염에 노출될 수 있는 매우 흔한 바이러스이다.

고위험군 HPV는 암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바이러스로, 자궁경부암, 음경암, 항문암과 같은 생식기암과 구강암, 후두암을 발생시킨다. 저위험군 HPV는 남녀 모두에서 흔히 생기는 생식기사마귀(곤지름)의 원인이기도 하다. 

HPV 백신이 개발된 후로 자궁경부암은 퇴치 가능한 암이 됐고, 우리나라에서도 만 12세 소녀를 대상으로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시행하고 있다.

HPV 백신 도입 이후, 최근 발표된 국가암 등록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1999년 10만명당 9.7명에서 2017년 5.2명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젊은 연령에서 자궁경부암이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암 전 단계 병변 역시 늘고 있어 아직 HPV 관련 질환에 대한 인식과 예방이 적극적으로 요구된다고 하겠다. 

HPV 백신 중 ‘9가 백신(가다실9)’ 접종연령이 45세까지의 여성까지 확대된 것은 HPV 질환을 줄이는데 매우 도움이 된다. 시판 백신 중 주로 많이 접종하는 9가 백신의 접종연령은 종전 만 9~26세에서 최근 만 27~45세로 확대됐다.

특히 성생활을 하고 있는 성인 여성들에게도 더 많은 백신접종의 길이 열렸다고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HPV 예방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한편, HPV 감염을 퇴치하기 위해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이미 가다실과 같은 백신은 만 9~26세의 남성에게 접종이 승인돼 있으나 아직 인식은 미미한 실정이다.

HPV 감염이 성관계로 전파되므로 남녀 모두에게 접종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 대한감염학회는 남성에게도 HPV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트리니티여성의원 대표원장·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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