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송경근 박사 “재래식 정수공정에서도 녹조로부터 안전한 수돗물 생산 가능”

녹조로 인해 발생하는 맛·냄새물질과 독성물질 등을 기존 활성탄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고효율 분말활성탄 제조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물자원순환연구센터 송경근 박사팀은 녹조에 대응해 사용하는 분말활성탄의 분쇄, 입자크기를 작게 만들어 흡착속도를 높인 고효율 분말활성탄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녹조는 일사량이 많아지고 수온이 높아지는 여름철에 남조류 등 식물성 플랑크톤이 급격히 증식하는 현상이다. 남조류의 경우 흙냄새 또는 곰팡내를 일으키는 맛·냄새 물질과 독성물질을 만들어 낸다.

이런 물질들은 일반 정수과정에서는 잘 제거되지 않아 대규모 정수장에서는 오존과 입상활성탄을 이용하는 고도정수시설을 설치해 운영해 왔다. 하지만 이런 시설이 없는 재래식 정수장은 녹조 발생 시 분말활성탄을 투입하고 염소 처리를 강화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러나 기존 분말활성탄은 녹조 유래 물질을 흡착하는 속도가 느려 처리 시간을 줄이려면 많은 양을 투입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에 연구팀은 기존 분말활성탄을 구슬을 이용해 분쇄하는 볼밀(Ball mill)로 분쇄, 입자가 작게 만들어 흡착속도를 높이고, 염소 처리 대신 과망간산염 소독 방식을 사용해 기존 재래식 정수공정에서도 녹조로 인한 맛·냄새 물질과 독성물질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분말활성탄을 분쇄하면 입자 크기가 수십 마이크로미터(㎛)에서 6㎛ 정도로 작아지고, 입자 크기가 작아진 분말활성탄에는 녹조 유래 물질 흡착에 적합한 크기의 미세 구멍이 많아져 흡착속도가 빨라진다.

연구팀이 새로운 분말활성탄과 과망간산염 소독 방식으로 녹조 유래 물질로 흙냄새 등을 유발하는 지오스민(geosmin)과 2-MIB, 남조류에서 나오는 간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LR(MC-LR)이 들어있는 물을 정수 처리한 결과, 이들 물질을 먹는 물 기준치 이하 수준으로 흡착하는 속도가 기존 상용 분말활성탄보다 최소 20%에서 최대 4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송경근 박사는 “새 분말활성탄은 제조 방법이 간단하고 흡착속도가 빨라 기존 재래식 정수장에서도 고가의 시설 없이도 녹조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하루 10t 규모의 파일럿시험을 마친 만큼 바로 보급할 수 있어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수자원 분야 국제학술지 ‘물 연구’(Water Research)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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