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벽 무너지고 자재 침수에도 원도급사 설계변경 말뿐이거나
설계변경 해줘도 대금 후려쳐 하도급사들 피해만 늘어나

놀린 기계장비대금도 큰 부담

지난 여름 역대 최장 장마가 건설현장을 강타하면서 발생한 각종 피해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례없는 장마와 태풍이 발생한 만큼 원활한 피해보전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게 업체들의 주장이다.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장마 이후 설계변경과 건설기계 계약방식 변경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전문건설업체가 늘고 있다.

업체들은 먼저 가장 큰 문제로 설계변경을 꼽았다. 제대로 된 설계변경이 되지 않았거나 늦어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도권 소재 ㄱ 전문건설업체는 설계변경은 최근 받았으나 각종 다른 비용 절감을 요구받아 결과적으로 피해보전을 온전히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ㄱ사 관계자는 “공공공사다 보니 설계변경 자체를 안 해주진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원도급사가 추후 절약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제출하라고 하거나 줘야 할 대금 일부를 조정하는 방식 등으로 실제적인 보전을 해주지 않는 경우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전문업체인 ㄴ사는 민간현장이 대부분이다 보니 설계변경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ㄴ사 관계자는 “현장 진입로와 옹벽 등이 장마로 쓸려 내려가거나 자재가 침수되는 등의 피해를 봐 원도급사로부터 설계변경을 약속받았는데 아직 아무것도 진행된 게 없다”며 “장마가 끝난 게 언제인데 아직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어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기계장비 계약방식으로 인해 손해를 본 경우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방 소재 한 전문업체인 ㄷ사는 연간계약 방식으로 계약하는 건설기계가 장마로 두 달가량 멈춰서면서 해당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ㄷ사 관계자는 “연간이나 현장별 계약하는 기계장비의 경우 현장에 설치되는 순간부터 투입비가 들어가는 구조라서 놀리는 기간이 발생하면 온전히 우리 부담이 된다”고 주장했다.

전문업체 ㄹ사는 기계장비 업체와 월간 계약을 맺었다가 피해를 입을 뻔했다.
ㄹ사 관계자는 “일간 계약보다 30일 기준 2~3일치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월간 계약을 택하는 업체들이 많은데 이번 경우 한 달 내내 비가 내려 문제가 됐다”며 “우리 경우 협의를 통해 피해를 줄였지만 다수 업체들이 손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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